원·달러 환율이 사흘 연속 하락하며 전일 기록한 저점을 다시 썼다.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이 수출주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보다는 한국 경제의 건강한 펀더멘털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에서 4.8원(0.42%) 1135.70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첫 거래일인 4일부터 전일까지 이틀간 24원이나 급락하며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IT와 자동차 등 수출기업이 선전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고환율 덕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하락, 즉 원화 강세는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또는 이익 측면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환율 하락이 이슈가 됐던 지난해 5월과 10월에 이들 수출주가 부진했으며, 전날에는 현대차가 외국인과 기관의 집중 매도에 7.56% 급락했다.
하지만 원화강세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건강하다는 점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봐야한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원화 강세는 통상 외환 수급 측면에서 무역수지 흑자가 커지거나 자본수지 흑자가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0년 1월 이후 월간 환율 변동률과 월간 코스피 변동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 달러화에 대한 환율과 코스피 간 상관계수가 -0.35, 유로화는 -0.25, 일본 엔화는 -0.32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코스피지수가 올라가곤 했다는 뜻이다.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서도 코스피지수는 마찬가지의 움직임을 보였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환율이나 주가 모두 한 국가의 경제를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지표"라며 "환이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무역수지와 자본수지 흑자가 늘어난다는 것으로 국가 경제 전반이 매우 탄탄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원화 강세는 미 달러 약세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의 강화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증시에 우호적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해 12월 초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 지수와 고용지표가 호전되면서 기준금리의 조기인상이 예상돼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연초 미국 경제지표가 전달보다 긍정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경기의 재침체에 대한 우려로 금리 인상이 당분간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주요 경기지표의 호조가 지속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확산되는 반면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감소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외국인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면서 국내 증시에서 매수를 확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