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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는 한편 국가연구개발투자를 2012년까지 국민총생산 대비 5%까지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위기 뒤에 올 기회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에 이어 40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상용 원자력 발전사업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우리나라 원자력 연구개발 50년 만에 이루어낸 쾌거다.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430기의 원전이 새로 건설되어 시장규모만 12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 원전시장 진출을 향한 힘찬 출발이었다.
오는 11월에는 G20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는 변방의 작은 나라 한국이 신흥경제국에서 세계경제의 중심국가로 도약하고 있음을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은 것이다.
그야말로 우리 외교사에 한 획을 그은 일로서 국제 사회의 리더이자 중재자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대외신인도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G20 정상회의 개최국이자 의장국으로서 G20 정상회의가 당면한 경제·금융위기 극복은 물론 이후의 지속가능성장과 지구촌 공동의 이슈를 논의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선도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또한 금년부터 원조를 하는 나라가 되었다. 정부에서는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2008년 국민총소득 대비 0.09%에서 2015년까지 0.25%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세계 역사상 원조를 받던 수혜국이 원조를 주는 공여국이 된 사례는 우리나라가 유일한 나라이다. 대한민국은 현재 선진한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
대한민국의 오늘은 과학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 또한 과학기술 없이는 보장 받을 수 없다.
과학기술이 경제·산업 발전은 물론 정치, 사회, 문화, 예술, 체육 등 모든 분야에서 핵심인자로 작용하여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과학기술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과학기술여건을 보면 걱정이 앞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몇 가지 예를 보자.
우선 국회의 각종 입법과정에서 정작 과학기술 전문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여야를 막론하고 지역구 의원 공천은 물론 비례대표 의원 배정에서 과학기술인을 배려하는 데 인색하다. 과학기술을 담당하는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조차 교육이슈에 밀려 과학기술은 뒷전이다.
과학기술투자 확대,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통한 기획조정기능 강화 등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여전히 각 부처에 분산된 국가 과학기술 및 연구개발정책에 대한 각계의 우려가 높다.
각종 대형 국가사업 결정에서도 과학기술과의 직간접적 관련이 커지고 있음에도 정작 과학기술계의 의견 반영은 형식에 그치는 일이 많다.
언론사들도 한때 경쟁적으로 과학기술 전담부서를 설치하면서 과학 대중화와 국민이해에 대한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 주었지만, 슬며시 경제, 문화, 사회부서 등과 통합되면서 예전 같은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도, 국격(國格)을 높이는 일도, 선진한국으로 도약하는 일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힘을 모아야 한다.
과학기술을 단순히 과학기술인들 만의 영역으로 보지 말고 국가의 미래로 인식해야 한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수학·과학에 흥미를 갖도록 환경·분위기를 조성해야한다. 이 분야에 소질이 있는 청소년들이 과학기술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도함은 물론 법정계나 경상계는 물론 문화·예술·체육 등 타 분야에 진출하는 아이들도 과학기술중심사회에 필요한 수학·과학에 대한 소양을 갖도록 해야 한다.
과학문화 확산을 통해 전 국민의 과학화와 과학에 대한 국민이해를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각계의 동참 노력이 있어야 하지만, 특히 과학기술계의 노력이 절실하다.
500만 과학기술인을 자랑하면서도 그동안 과학기술계 스스로가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1월에 발족된 과학기술유관단체소통협의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를 통하여 과학기술계 내부는 물론 과학기술계와 다른 분야 간의 소통 그리고 일반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소통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과학기술계가 힘을 합쳐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운영의 선봉에 서야 할 것이다. 금년 초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과학기술인 신년인사회에서 다짐한 것처럼 세계 속의 더 큰 대한민국을 과학기술인이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인은 대한민국에 웃음을 줘야 한다. 과학기술, 더 큰 대한민국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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