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강화된 지난해 9월 가격이 주춤하다가 지난해 말부터 가격 회복세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재건축이 가시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기존아파트와 새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반포동 B공인 관계자)
강남권 3구(서초ㆍ강남ㆍ송파) 기존 아파트 매매가의 상승기세가 매섭다.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불거졌던 가격 상승이 기존 아파트로 번지는 형국이지만, 일부 단지는 전년 9월의 전고점을 회복하는 등 최고 1억5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전년 9월까지 주춤했던 가격선은 12월 중순부터 반전, 대세상승의 전조가 뚜렷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역삼 푸르지오 109㎡형의 호가는 현재 10억2000만~11억5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지난해 초 최고가가 10억원 선에 형성됐던 점을 감안하면 최고 1억5000만원 가량 오른 가격이다.
서초 유원아파트 120㎡형도 지난해 초(7억원)에 비해 5000만~7000만원 가량 오른 7억5000만~8억2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됐다. 논현동 신동아아파트 109㎡형은 7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최고가인 7억2000만원에 비해 3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잠실엘스와 잠실리센츠 109㎡형은 현재 10억원~11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이는 지난 2009년 가을의 전고점인 12억원보다는 낮지만, 최근의 가격 상승세가 무섭다는 것이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서초ㆍ강남ㆍ송파 일대 공인중개사 관계자들은 은마아파트나 잠실5단지 등 대단지 재건축 등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에 발생할 주택난을 가장 큰 원인으로 본다. 이 외에도 제2롯데월드 개발과 9호선 2ㆍ3단계 공사에 따른 기대감도 매매가 상승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대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남 기존 아파트 가격이 꿈틀대면서 분당지역 아파트 가격도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매촌 한신아파트와 삼성아파트의 경우 비록 전고점인 2006년의 7억5000만원을 완벽히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실수요자들이 몰리며 급매물이 빠지면서 매매가가 조금씩 오르고 있다. 이는 강남발 이주 수요의 영향도 큰 몫을 하나 판교 업무ㆍ연구시설 입주가 임박했다는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 오는 3월에는 삼성테크윈 판교 R&D센터가 열며, 이후 지속적인 입주가 예정돼 있다.
이원용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강남의 전세가 상승이 기존 아파트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측면이 없지 않다"면서도 "강남에 입주 물량이 드물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전세가가 상승할 때마다 기존 아파트 매매값도 반등할 수 밖에 없다"며 "분당이나 판교도 강남의 영향으로 이미 2009년 대비 전고점을 회복한 상태로 향후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권영은ㆍ이준혁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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