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서민 주거안정에 팔 벗고 나섰다.
시가 11일 내놓은 '2010 민간시프트 공급 확대 방안'은 전세시세의 70%에 공급하는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의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골자는 역세권 재개발ㆍ재건축 구역의 용적률을 500%까지 상향, 주택건설사에는 사업성을 보장하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은 시프트를 지어 서민주택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서울시가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해 공급했던 '매입형 시프트'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임대주택의무비율이 선택으로 완화된데 따라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시프트 건립을 하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효수 서울시 주택국장은 "이번 확대방안에 따라 역세권 재개발ㆍ재건축 및 준공업지역에서 총 1만3000가구가 공급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업성 제고를 통해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민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시프트의 공급확대를 겨냥한 이번 대책은 지방선거를 앞둔 발표로서 '선심용'이라는 비난을 살 소지가 높다. 최대 500%의 용적률 허용방안은 지나친 고밀도 개발로서 주거 쾌적성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어떻게 공급되나
서울시는 역세권 내 재개발ㆍ재건축정비사업 지구의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완화해 고밀도 개발
을 허용할 방침이다. 다만 늘어나는 용적률의 50%를 시프트로 공급하고 나머지 절반은 일반분양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총 1만3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복안이다.
우선 지하철, 경전철 등 역 반경 250m 이내 1차 역세권은 준주거지역으로 용도를 상향하고 용적률 500%를 부여한다. 250~500m의 2차 역세권은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상향, 용적률 300%까지 허용한다.
이럴 경우 시내 197곳의 역세권 재개발ㆍ재건축 구역 가운데 39곳(0.8㎢) 정도가 민간 시프트 공급확대안에 동참할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미 관리처분인가가 난 사업장을 제외하고 추진위 단계에 있는 사업장을 추릴 경우 이 정도의 수치가 예상된다"며 "용적률을 500%까지 상향해주기 때문에 많은 참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의 시프트 확대공급 방안에 회의적인 시각과 함께 열악해지는 주거환경에 대한 보완책이 없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사업성 확보와 관련해서 해당 사업장에선 부정적인 시각이 짙다. 분양가상한제 하에선 일반분양가를 낮춰야 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일부 조합원들은 '시프트=임대단지'라는 인식을 가지면서 일반 아파트 값과 단지 이미지 추락 등의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현장 반응은 냉담
현재 시프트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 추진 중인 역세권 재정비구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구역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특히 재촉지구의 경우 용적률을 500%까지 상향하지 않아도 일반분양분이 충분해 임대단지를 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구단위계획구역이나 계획구역 외의 역세권 지역의 경우에도 원하는 사업지는 개발 요건이 맞지 않고, 가능한 용지에서는 사업을 원치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또 다른 문제는 주거환경이다. 양적 공급확대 대신에 정주여건은 열악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는 "서울시내 용적률 250%가 넘는 아파트단지는 상당수가 일조권을 크게 침해받는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실정이다"며 "시프트가 들어서는 아파트단지의 용적률이 500%까지 확대될 경우 주거의 쾌적성은 기대난"이라고 지적했다.
양용택 서울시 장기전세팀장은 "서울시에는 이미 가용택지가 고갈된 상황이며 그린벨트를 해제해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서울시의 방침이기 때문에 공급방법을 다양화 하자는 차원에서 이번 계획이 발표된 것"이라며 "역세권 시프트 공급이 난항이라지만 이문ㆍ휘경 뉴타운에서의 공급계획이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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