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속 외국 상장사, 정보 공개 필요해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이 늘고 있지만 이들 기업에 대한 정보는 금융감독 당국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일 금융감독 당국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행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외국 기업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이 감사 품질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다.

이는 금융감독 당국이 상장사를 감사하는 국내 회계법인에 대해 해마다 대상을 선정해 품질감리를 실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작년 말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11개 외국 기업 중 외국 회계법인에 감사를 맡긴 9개 기업에 대해 금융감독 당국이 감사업무 시스템에 대한 품질 감리를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외국 회계법인이 정기적으로 제출하는 감사보고서나 증권보고서 역시 금융감독 당국이 심사를 하곤 있지만 단순 기재착오와 같은 오류를 정정하는데 그치고 있다.

해당 기업의 내부 통제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을 경우 투자자 피해가 예상되지만 현재로선 이를 사전에 파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셈이다.

때문에 증권업계는 국내 증시의 건정성 제고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외국 기업 유치가 증가한 만큼 국내 상장 외국기업의 기업정보를 확인하는 제도 역시 개선돼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 당국 역시 부랴부랴 제도 개선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일정 요건을 갖춘 회계법인만 상장기업 감사를 할 수 있는 '감사인 등록제'를 도입해 외국 회계법인도 대상에 포함할 방침"이라며 "이달부터 전담팀(TF)운영을 통해 전반적인 제도보완 방안을 도출한 뒤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시에는 2007년 3노드디지탈을 시작으로 모두 12개 외국기업(중국11ㆍ일본1)이 상장돼 있다. 또, 중국 35개, 미국 7개, 일본 5개, 영국ㆍ베트남ㆍ필리핀 각 1개 등 50개사도 국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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