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이 지난 2월 중순 출시한 신차 할부 상품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방식의 영업전략을 선택했지만 자동차 대리점과 직접 연계해 상품을 판매하는 기존 캐피탈사의 벽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6일 은행권 및 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지난 2월 18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신한 My Car 대출'은 지난 2일까지 총 216건, 35억원의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아주캐피탈, 우리캐피탈 등 중견 캐피탈사들이 신차 할부 상품으로 한 달 평균 1000~2000억원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초라한 성적표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신한 마이카 대출의 실적은 중견 캐피탈사들의 하루 평균 실적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홍보나 직원들의 운용 교육 비용 등을 감안하면 매우 미비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차 할부는 캐피탈사와 카드사들이 주로 점유하고 있는 영역이기 때문에 초기 홍보기간이 필요하며 상담 후 대출까지도 일정한 시간이 소요돼 바로 바로 실적이 늘지는 않는다"며 "현재 상담이나 신규 실적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한 My Car 대출은 취급 수수료와 근저당 설정비 등을 부과하지 않고 금리도 연 7% 수준이다.
취급수수료 등을 포함해 연 10%대 수준의 금리를 부과하는 캐피탈사들의 신차 할부 상품보다 이자부담이 훨씬 낮아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캐피탈업계는 신한 마이카 대출의 상품 설계 자체가 적극적인 영업이 어려운 구조라고 보고 있다.
또 신차와 할부 상품이 동시에 판매되는 현 시장 구조에서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영업 방식도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신한 마이카 대출은 자동차를 근저당 설정하지 않기 때문에 채권 보존이 어렵다.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한은행은 서울보증보험의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대출 고객은 서울보증보험의 심사 과정도 거쳐야 하므로 신한은행이 독자적으로 대출을 확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A캐피탈사 관계자는 "캐피탈사의 영업은 주로 딜러들을 상대로 하는 것으로서 차량을 팔 때 우리의 할부 상품을 추천해달라는 것"이라며 "현재 시장 구조에서 소비자층을 직접 겨냥한 마케팅이 캐피탈사의 연계 판매 방식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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