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최근 두 ‘마이너리티(minority)’가 만났다. 지난 10년 동안 산전수전을 다 겪은 쌍용자동차와 대우자동차판매가 자동차 제조사와 총판 계약을 맺은 것이다.
두 회사는 1990년대 말 소위 IMF라 불리는 외환위기로 파산 직전까지 내몰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부의 ‘링겔’(워크아웃)을 맞고 가까스로 회복했다는 점도 닮았다.
2000년대 들어 대우차판매는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고 GM대우 총판 및 건설사업으로 회복기를 맞았다. 쌍용차 역시 ‘무쏘 신화’와 함께 화려하게 재기했다.
하지만 운명이었을까. 위기는 다시 찾아왔다. 지난 2008년 말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쌍용차는 중국 상하이차에서 경영권을 포기한 후 다시 워크아웃의 길을 걷게 됐다. 노조의 점거파업으로 기업 해체 직전까지 갔다. 대우차판매도 설에서 시작한 워크아웃이 8일 사실이 돼 버렸다. 8년 만이다.
이런 가운데 두 회사가 재기를 꿈꾸며 두 손을 맞잡았다. 물론 대우차판매가 워크아웃에 돌입하며 실무 협의 중인 협의도 진척이 어려워졌다. 대우차판매는 쌍용차에 200억원의 지급을 연기해 둔 상태다.
하지만 대우차판매의 경우, 현재의 판매망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쌍용차 총판 은 꼭 이뤄져야 하는 상태다. 그렇지 않으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마저 우려되는 상태다.
쌍용차도 마찬가지다. 직접 영향은 없다고 하더라도 대우차판매가 팔기로 한 체어맨H, 체어맨W, 로디우스 등 3개 차종의 판매량 증가가 회복 속도와 직결되는 것은 물론이다.
곤경에 처했던 사람이 어려움을 딛고 재기하는 이야기는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 물론 약육강식의 산업계에서 다소 감성적인 희망일 수 있다. 하지만 두 ‘마이너리티(minority)’가 힘 모아 재기했다는 ‘드라마’를 보고 싶은 게 비단 나 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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