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심재진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증권가에선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화 강세에 따른 해외 법인의 지분법 평가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진한 해외 부문 실적이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0.11% 오른 83만90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상승은 1분기 호실적이 반영된 덕분이다.
전날 아모레퍼시픽은 전 사업부문 고성장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 1분기 영업이익은 13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2% 증가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5357억원, 1099억원을 기록, 전년동기대비 각각 15.8%, 30.1% 증가했다.
그러나 증권가는 아모레퍼시픽이 실적 개선세를 하반기까지 이어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은 이 회사에 대해 투자의견 '보유'를 제시했다. 사실상 '매도'다.
한국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1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지만 원화 강세로 인해 해외 법인 성장률은 4%에 그쳤다"며 "특히 핵심 지역인 중국에서 전년동기대비 5%의 매출 성장을 보인 반면 순이익은 40%이 가까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외국계 메릴린치도 아모레퍼시픽이 국내 시장에선 강한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수출부문 수익성은 다소 둔화됐다며 투자의견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m)'를 제시했다.
메릴린치는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 해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고 해외 자회사 손실은 전년 6억원 수준에서 올해 4억원 수준으로 다소 감소했다"며 "특히 중국시장의 경우 세전순이익률이 마케팅 비용 증가로 타격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각에선 고급 화장품 매출 증가에 따른 국내 실적 향상이 올 상반기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민아 대우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져 올 1분기에 럭셔리 화장품과 프리미엄 화장품의 매출이 각각 전년동기대비 17%, 16% 상승했다"며 "아모레퍼시픽 백화점 매출 중 약 20%가 면세점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원화 강세로 내국인 출국자수가 늘어나도 매출 증가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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