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규 2집 '데어 투 크레이브(Dare to Crave)'를 통해 크래비티는 팀명부터 로고까지 전면적인 리브랜딩을 선언했다. 달콤하고 청량한 소년미는 그대로 품은 채, 이제는 시간이 만들어낸 깊이와 여운까지 더한 모습. "'포도'라는 매개체로 변화"를 담아, "상큼하고 달콤하지만 성숙해지면 와인이 된다"는 형준의 말처럼, 크래비티는 이제 '갈망을 마주할 준비가 된' 새로운 자신들로 무대 위에 선다.
"3년 만에 두 번째 정규 앨범으로 컴백하게 됐어요. 리브랜딩 하고 처음으로 발매하는 앨범인 만큼 더더욱 신경을 쓴 앨범입니다. 전 멤버가 앨범에 참여했고 데뷔 이래 처음으로 유닛곡도 선보이면서 전보다 더욱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원진)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로고도 바뀌었고요. 달라진 게 많아서 기대돼요. 회사와 소통하며 좋은 결과를 내려고 했습니다."(성민)

"이번 리브랜딩을 '새로운 도전'이라고 여겨요. 아직 우리는 열정도 넘치고 간절함도 가지고 있거든요. 항상 간절하고 열정 넘치는 모습이 크래비티의 정체성이라 여기고 그 모습은 변하지 않되 외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새로운 모습도 보여지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원진)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세림에서 형준, 원진으로 리더가 바뀌기도 했다. 데뷔 5주년에 '리더'가 바뀌는 일은 그룹과 팬덤을 흔들만큼 큰 일이기도 했다. 크래비티는 당혹스럽더라도, 팀내 큰 변화를 위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었다.
"리더 변경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당황하긴 했지만요.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제가 리더일 때부터 원진, 형준이가 많이 도와주었기 때문에 이들이 잘 해낼 거라고 믿습니다. 이제는 제가 형준, 원진을 도와주면서 이어나가 볼 생각입니다."(세림)
"멤버들 모두 리더 변경 소식에 당황했고 혼란스러웠지만 오랜만에 준비하는 앨범이니까 흔들리지 않고 (준비하던 대로) 이어가려고 했습니다. 분위기적인 부분은 세림 형이 이끌어줬던 그대로 가고 싶어요. 그 색깔은 잃고 싶지 않아요. 새 리더가 되어 부담감을 느끼기 보다는 5년 동안 홀로 9명의 멤버를 이끌어가야했을 세림 형의 부담이나 무게를 덜어주지 않을까.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려고 해요."(원진)
"우리도 그렇지만 팬들이 가장 당황하셨을 거예요. 팬들이 큰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요. 원진 형이 말했듯 정규 앨범에 있어 얼른 재정비하여 컴백, 나아가자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형준)

리더들이 보는 크래비티 리브랜딩의 방향성에 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다. 원진은 "앨범 제작에 참여도를 높이고 싶었다"며, 9명의 멤버들의 색깔을 그룹에 묻어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타이틀 선정도 함께 했고 안무 시안도 먼저 확인하며 의견을 주고 받았어요. 이번 앨범은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해 의미를 높였습니다. 이 곡은 이런 테마로 이끌자고 이야기 나누면서 리브랜딩에 걸맞게 많은 변화를 맞았어요."(원진)
"리브랜딩하며 '갈망하다'가 우리의 키워드가 되었어요. 멤버들의 마음가짐과도 딱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6년 차지만 하고 싶은 게 아직 너무 많고 도전하고 싶은 열망도 강해요. 그런 부분에서 '크레이브'와 잘 맞는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이번 앨범은 우리를 포도라는 매개체로 표현했는데요. 포도는 달콤하고 상큼할 수 있지만 성숙해지면 와인 같은 매력이 있잖아요. 여전히 청량한 매력도 있지만 섹시하고 성숙한 콘셉트도 할 수 있어서 더욱 많은 표현에 가능해지지 않을까 기대해요."(형준)
앞서 언급한대로 이번 앨범은 전 멤버가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남다른 진정성을 담았다. 세림과 앨런이 작사에 참여한 타이틀곡 '셋 넷 고(SET NET G0?!)'를 비롯해 크래비티의 첫 유닛곡 '랑데뷰(Rendez-vous)', '마리오네트(Marionette)', '위시 어폰 어 스타(Wish Upon A Star)' 등 12곡 전 트랙에 멤버들의 손길이 더해졌다. 특히 정모, 민희, 형준, 태영, 성민은 이번 앨범을 통해 생애 첫 작사에 도전했다.
"제 자작곡 랑데뷰가 4번 트랙에 실렸어요. 이번 정규 앨범이 콘셉트도 바뀌고 여름에 나오는 앨범인 만큼 환기할 수 있는 청량하고 신나는 느낌을 담아보려고 했습니다."(우빈)
"저도 자작곡 '마리오네트'를 싣게 되었어요. 처음으로 유닛곡도 담아봤는데 제 곡이 '섹시'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섹시한 곡의 느낌도 도전하고 싶어서 쓴 곡이거든요. '마리오네트'가 인형이고 누군가의 손길이 없으면 안 되잖아요. 그게 꼭 팬들과 우리 같더라고요. 팬들이 없다면 우리는 크래비티가 아니라는 내용을 섹시한 느낌으로 써봤어요."(세림)

크래비티는 지난해 Mnet '로드 투 킹덤: 에이스 오브 에이스'에서 최종 우승을 거두었고 올해 7월 단독 콘서트 '데어 투 크레이브'를 개최한다. 국내에서 약 2년 2개월 만에 열리는 단독 콘서트로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핸드볼경기장으로 무대를 옮기게 됐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눈에 띄는 성장과 성과를 거둔 셈이다.
"지난 5년 간도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로투킹' 우승입니다. 다른 팬덤에서도 '좋은 무대다'라고 인정해 줘서 굉장히 뿌듯했고요, 유의미하다고 여겼어요."(성민)
"이번에 공연장을 옮기는데요. 새로운 연출, 퍼포먼스도 할 수 있고 노래도 12곡이나 생겨서 새로운 셋 리스트도 보여드릴 수 있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밴드 플레이를 하여 MR 아닌 밴드 라이브를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많은 기대 해주시면 좋겠어요."(정모)
"이번 콘서트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새로운 모습, 퍼포먼스 위주로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이전 콘서트만큼 길지는 않을 거 같은데. 하하. 다른 걸로 채울 수 있는 느낌입니다."(원진)
리브랜딩, 새로운 출발과 함께 남다른 포부도 느껴졌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하고,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며 눈에 띄는 성과를 이룬 이들과 수치적인 목표, 달성하고 싶은 성과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수치적인 부분이 못 따라온다고 한들 좌절하지 않으려고요. 어떤 방식으로든 우리는 도전하고 있고, 그 모습대로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크래비티가 되려고 합니다."(원진)
원진의 말에 형준이 조심스레 검지를 치켜들었다. 리더답게 의젓한 원진의 말씨에 멋쩍은 듯 보였지만, 형준이 가진 목표 의식도 뚜렷했다.
"그래도 1위를 하고 싶죠. 제가 '더쇼' MC를 하고 있잖아요. 우리 팀이 나와 제가 직접 트로피를 전달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형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크래비티 멤버들을 둘러싼 '알', 하나의 세계에 관해서도 말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ABRAXAS)라고 한다."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의 한 구절처럼.
"'낯섦'을 깨고 나가보려고 합니다. 6년 차라고 하면 '크래비티가 벌써 6년 차야?'라는 반응이 많아요. 코로나도 있었고 비대면일 적에 활동하다 보니 대중에게 우리를 많이 못 비췄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직도 신인, 낯선 느낌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리브랜딩도 하였으니 이제 낯선 느낌보다 익숙하게 다가고 싶어요. 데뷔 6년 차. 더욱 열심히 활동해 보려고 합니다."(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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