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중] 통치자 된 후 5번째 비공식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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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03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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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명실상부한 북한 통치자가 된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이며, 지난 2006년 1월 10∼18일 방중 이후 4년4개월 만이다.

김 위원장의 이전 네 차례 중국 방문형식은 모두 '비공식 방문'이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동일한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방문 일정을 마친 뒤에야 방중사실이 공개됐다.

김 위원장의 경호 문제에 극도로 신경을 곤두세우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의전을 최소화하면서 동선을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앞서 1983년 6월에는 김 위원장이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선전.조직담당 비서라는 직책을 갖고 후야요방(胡耀邦)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초청에 따라 중국을 방문한 바 있는데, 이 당시는 1980년 10월 노동당 6차 대회에서 그가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직후여서 후계자로서 중국 지도부에 `얼굴 알리기'가 목적이었다.

김 위원장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로 중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것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2000년 5월29일부터 31일까지 2박3일간의 단출한 일정이었다. 한중 수교 이후 북중관계가 소원했다는 점을 감안해 북중 정상회담에 신경을 쓴 모양새였다.

2001년 방중은 1월15일부터 20일까지 5박6일간의 일정으로 이뤄졌고 당시 김 위원장은 중국 도착 직후 개발이 한창이던 상하이로 직행해 '천지개벽' 등의 발언을 쏟아낸 뒤 베이징으로 이동해 정상회담을 갖고 평양으로 귀환했다.

2004년에는 4월19일부터 21일까지 2박3일간의 일정으로 방중이 진행됐으며 곧바로 베이징으로 이동해 중국 고위 지도부와 만나고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한으로 귀환하는 길에 중국의 대표적인 농촌시범단지인 허베이(河北)성의 한춘허(韓村河) 마을을 시찰했다.

2006년에는 1월10일부터 18일까지 8박9일간의 장기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특구인 선전(深천<土+川>)시 등을 둘러본 뒤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귀환했다.

그동안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일정으로 볼 때 이번에도 중국 지도부와 회담 등 공식일정과 참관 등으로 일정이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에서 상하이 엑스포가 열려 전세계 경제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격적으로 상하이를 방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여기에다 최근 북중간의 경제협력이 중국의 동북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지역을 시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일 북한 노동당 국제부장이 지난 3월 동북3성 지역을 돌아본 것도 김 위원장이 이곳을 시찰할 개연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형식적 일정뿐 아니라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미관계가 좋았던 2000년을 제외하고는 김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정상회담에서 대미입장을 피력해 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6자회담 등 대외관계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케 한다.

2000년 5월에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중국에 전달하고 북중 양자관계에 논의를 집중했지만 김 위원장은 2001년에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2004년에는 북핵회담의 지속을, 2006년에는 6자회담을 통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언급했다.

특히 2004년 4월 방북 직후에는 두 차례 6자회담 실무회의를 거쳐 6월 제3차 6자회담이 열렸고, 2006년에는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있은 후 미.북.중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가 열리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돈 세탁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는 등 방코델타아시아(BDA)문제로 꼬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북한의 노력이 이어졌다.

따라서 이번에도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6자회담의 돌파구를 여는 계기를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만들어 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자회담 재개를 짓누르고 있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중 지도부 사이의 입장교환을 통해 출구를 만드는 노력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은 방중 과정에서 6자회담 복귀 시점에 대해 보다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비핵화 의지를 재천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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