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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파워]미혼여성의 산부인과 검진, 선택이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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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0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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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강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성영모

얼마전 정신을 잃을 정도로 생리통이 심해 진료를 받으러 온 A양. 진료를 해보니 난소에 혹이 발견되었고, 간단한 복강경 시술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해 수술을 받게 되었다. 3개월 후 다시 만난 A양은 매월마다 찾아온 생리통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산부인과 진료를 해오면서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결혼전 미혼 여성이 산부인과를 다닐 경우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산부인과'라고 하면 흔히들 임산부들을 떠올리고, 결혼 한 여성들만의 전용 공간이라 생각하고는 한다. 하지만 질병이 나이와 결혼유무를 따져가며 나타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산부인과는 모든 연령대의 여성들이 출입할 수 있는 명백한 진료기관이다.

사춘기 혹은 미혼여성들이 가장 흔히 겪는 생리통의 경우, 진료 후 처방된 피임약 복용이나 간단한 지침만으로도 통증 감소를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자궁이나 난소 등에 이상 증세로 인한 생리통인 경우 조기 발견과 치료로 증상 악화 및 심각한 후유증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이뿐 아니라 여성들의 75% 이상이 경험하는 질염의 경우, 초기인 상태라면 항생제 복용이나 생활습관 교정으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를 미루게 될 경우 만성화되어 고질적인 질병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옛 속담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다. 커지기 전에 처리했으면 쉽게 해결될 일을 방치했다가 나중에 큰 힘을 들이게 되는 경우를 이르는 말인데, 산부인과 진료 역시 마찬가지이다.

20~30년 전에 비해 요즘은 성적(性的)으로 많이 개방되어 있다고 한다. 연예인들의 속도위반 결혼 사례가 빈번히 이슈화 되는 것을 보아도 ‘혼전관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미혼여성들의 산부인과 검진에 대한 시선은 왜 아직도 7~80년대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이러한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당당히 산부인과를 찾는 미혼 여성을 보게 되면 마치 '잔다르크'를 만나는 것처럼 경외심이 들기까지 한다.

앞으로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당당하게 지켜가는 여성들이 어서 빨리 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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