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외교 유럽行···'천안함 외교'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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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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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외교에 시동을 건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광폭외교'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천안함 조사가 윤곽을 잡아가고 후속대응의 중심추가 국방부에서 외교부로 넘어오면서 외교적 대응의 키를 잡고 있는 유 장관이 어떤 외교력을 발휘하느냐가 천안함 정세의 향배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 장관은 이날 오후 유럽연합(EU)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로 향했다. 10일부터 3일간 머물며 27개 EU 회원국 외교장관들과 한.EU 기본협정에 서명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동북아 정세와 관련한 연설을 하기 위해서다.

현시점에서 유 장관의 유럽행이 갖는 의미는 꽤 크다. 27개 EU 회원국 외교장관들과 28개 NATO 회원국 대사들이 회합하는 EU와 나토 본부를 무대로 천안함 사건의 심각성을 주지시키고 한국 정부의 향후 대응방향을 설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유 장관은 특히 방문기간 애쉬튼 EU 외교안보고위대표와 한.EU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바호주(Jose Manuel Barroso) EU 집행위원장과 베나케르 벨기에 외교장관,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등 유럽 외교.안보의 고위층 인사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더욱 주목되는 외교 이벤트는 15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다.

이번 회의는 천안함 사태에 대한 외교적 대응의 방향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동북아 역내 파워들의 회동이라는 점에서 묵직한 무게감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계기로 북.중 우호관계의 단면을 재확인시켜준 중국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보다 정리된 입장을 표시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유 장관은 15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를 열고 이를 전후해 한.중, 한.일 외교장관 회의 등 연쇄적인 양자접촉 기회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천안함 조사결과 공식발표 전 사전 브리핑을 하겠다고 약속하고 추후 대응과정에서 협조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20일께 그동안 진행해 온 민.군 합동조사단의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된 조사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도출해내느냐가 이달 하순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또 유 장관은 김태영 국방장관과 함께 다음 달 4∼6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할 예정이다. 6∼7월 열릴 예정인 한.미간 `2+2'(외교.국방장관 회의) 회의는 천안함 대응의 향배를 좌우할 굵직한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9일 "유 장관의 유럽 출장으로 '천안함 외교'가 본격화됐다."라면서 "중ㆍ일과는 경주 외교장관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는 별도의 채널을 통해 천안함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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