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차세대 아이폰' 공개를 앞두고 애플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베일에 쌓여 있던 차세대 아이폰이 미국에 이어 베트남 웹사이트에 공개됐는가 하면 중국의 아이폰 제조공장에서는 올 들어 8번째 자살자가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에 따르면 베트남 정보기술(IT) 전문 사이트(www.tinhte.com)는 차세대 아이폰 시제품 관련 동영상을 공개했다. 3분 29초 길이의 이 영상은 유튜브에 올라 있다.
이번에 공개된 시제품은 16GB 모델로 애플의 태블릿 PC '아이패드'와 같은 A4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겉 모양도 미국 IT 전문 블로그인 기즈모도(gizmodo.com)가 지난달 입수해 공개했던 모델과 유사하다. 이 사이트는 일부 차세대 아이폰이 암시장에서 400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시제품 입수 경로는 밝히지 않았다.
크로니클은 "애플이 베트남에서 아이폰을 분실한 것 같다"며 "애플의 보안 체제에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애플이 마케팅을 위해 시제품을 일부러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크로니클 기사에도 '애플이 크게 광고 한번 하는구나', '애플이 공짜 광고를 하고 있다" 등의 댓글이 붙어있다. 벤 패터슨 야후뉴스 IT 전문기자도 "일련의 사건은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으로 네티즌의 관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마련한 계략의 일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기즈모도가 차세대 아이폰을 공개한 것이 형사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는 만큼 애플의 자작극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을 만드는 중국 선전에 있는 하청공장에서 속출하고 있는 자살사건도 애플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AP통신은 '추(Chu)'라는 성을 가진 24살의 여성 근로자가 지난 11일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고 전했다. 한 주 전에는 24살의 남자 근로자가 자살했다. 이 공장에서는 올 들어서만 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공장 근로자의 자살이 주목받게 된 계기 역시 아이폰과 관련이 깊다. 지난해 7월 쑨단융이라는 25세의 근로자가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는데 아이폰 시제품 분실 문제로 조사를 받은 뒤였다.
앞서 애플은 2006년 공장 운영주인 대만의 폭스콘테크놀로지가 근로자들을 혹사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돼 조사를 벌였지만 일부 근로자들의 초과근무 사실만 인정했다.
raskol@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