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는 식품업계의 이물질 사고를 계기로 블랙컨슈머(악덕 소비자)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관련업계가 비상에 걸렸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위생법 위반건으로 신고포상금으로 돈을 버는 일명 식파라치의 변형된 형태의 블랙컨슈머 활동이 한계수위를 넘기고 있다는 것.
최근 블랙컨슈머의 활동 역영은 식품에서 벗어나 의류·전자제품, 화장품, 인터넷 쇼핑 등 다양한 상품 거래에 관여하고 있다.
대부분 상품을 구입한 후 일정기간 동안 사용한 후 상품의 하자를 주장하거나 상품으로 인한 근거 없는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호소하면서 반품·환불을 넘어 보상금을 요구하는 등 기업에 요구하는 수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특히 식품의 경우 거액의 보상금을 수령할 목적으로 일부러 식료품 등에 이물질을 넣어 악의적인 민원을 제기하기도 하는 데 이럴 경우 제조·유통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인지 구입 후 발생한 문제인지 구별하기가 어렵고 상대적으로 다른 상품에 비해 더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사고의 경우 민원 접수 후 3시간 안에 소비자를 직접 만나 해결하라는 지침이 내려와 있을 정도"라며 "식품업체로서는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다 보니 블랙 컨슈머와 타협을 해야 하고 이것은 또 다른 블랙 컨슈머를 낳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블랙 컨슈머가 있다고 해도 업체는 대책이 없다. 인터넷 등에 악성소문을 퍼뜨려 기업 이미지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고민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일반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덧붙였다.
즉 기업에 무리한 요구를 계속하게 되는 사기꾼에 버금가는 블랙컨슈머가 늘어나게 될 경우 진짜 피해자는 보상을 못 받거나, 보상을 받을 때까지 자금력과 정보력을 앞세운 대기업과의 길고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블랙 컨슈머로 인한 비용은 역시 제품 원가에 반영돼 선량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블랙컨슈머의 근절을 위해서는 업계가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대형마트에서 판매된 튀김가루에서 생쥐로 추정되는 이물질 사건과 관련해 식품안전사고라는 주장과 함께 일부 네티즌들의 블랙컨슈머에 의한 '자작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삼양밀맥스는 소비자가 방문조사를 거부하고 회사를 상대로 1억원의 금품을 요구하다 마직막에 100만원을 요구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라 장담을 하기는 힘들다"며 "현재로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많은 문제점이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 생쥐깡, 쥐머리깡, 칼날 참치캔 등 식품 이물질 사고 이후 제품의 문제를 제기하는 소비자가 3~4배 정도 늘어날 정도로 유사한 사건이 많이 일어난다"며 "블랙컨슈머로 인해 피해를 입는 소비자가 없도록 대책을 철저히 함과 동시에 다시한번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조 공정은 물론 유통 및 보관 관리도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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