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지난 2008년 4월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 타결됐다.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를 수입키로 결정.
당시 협상의 주요내용에 따르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해도 우리정부가 일방적으로 수입중단 조치를 할 수 없다. 특히 광우병 특정위험물질로 분류돼 식용판매를 금지 하는 머리뼈·뇌 등의 부위마저 수입을 허용했다.
이에따라 전국 곳곳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 집회가 이어졌다. 결국 정부는 국민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미국 농무부가 마련한 품질체계평가(QSA)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수출 작업장에서 광우병 위험물질을 제거한 것으로 확인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한국에 수출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는 촛불 집회를 통해 국민들이 이룬 성과다.
이에 대해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정권 초기 한-미 FTA 협상 타결을 위해 검역주권을 포기한 결과, 쇠고기 통상 문제는 계속 불씨로 남아 있게 됐다"며 "졸속 협상은 결국 국민의 건강권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해외 쇠고기 협상 현황..한국만 위험?
일본·대만·오스트레일리아 등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요건을 우리나라보다 엄격하게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경우 올 들어 수입산 쇠고기 안전기준을 강화했다. 지난 1월 대만 의회는 미국산 쇠고기 가운데 모든 월령의 분쇄육과 내장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의 식품 위생법 개정안을 통과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분쇄육과 내장 수입은 허용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도 지난 3월 9년 넘게 이어진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를 해제한 바 있다. 그러나 여론의 반발이 심해 1주일만에 입장을 철회했다.
중국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홍콩은 30개월 미만의 뼈없는 쇠고기에 한해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 연대 정책국장은 "미국 쪽의 통상압력에도 다른나라들이 내린 결정을 보면 쇠고기 수입은 결국 정부의 의지에 따른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입 기준에 비해 일본은 2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만 수입한다는 조건이다. 우리나라보다는 확실히 수입조건이 엄격한 것이다.
일본이 쇠고기 수입 시장을 확대하도록 요구하는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상원 농업위원회 위원장인 블랑쉬 링컨 의원은 "미국 농산물이 안전하다는 확실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며 "일본의 비관세 장벽은 반드시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8년 미-일 정상회담에서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쇠고기 수입 요건을 완화하라는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요구를 "과학적 증거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며 거부했다. 일본이 이를 철회할리 없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 직후 "다른 나라도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라 조만간 수입위생조건을 완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희종 농림수산식품부 소비안전정책관도 "미국과 대만·일본 사이의 협상 추이에 따라 정부의 입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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