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종원·감혜림 기자)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프로야구 열기를 보이고 있는 부산답게 야구 관련 지방선거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
4년 전 돔 야구장 건설을 반대했던 부산시장 후보자는 이번 선거에서 180도 입장을 바꾸며 부산의 야구팬의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고 진보신당의 부산시 의원 후보는 제2의 부산 프로야구팀을 시민구단으로 창설한다는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나 경제성 평가, 한국야구위원회(KBO)와의 협약, 롯데 그룹과의 협의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빈 공약이 될 것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한나라당 허남식 부산 시장 후보는 민자유치를 통해 4000억원의 재원을 조달, 24시간 사용 가능한 전천후 돔 야구장을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7일 선거관리위회 등록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돔 야구장 건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부산 시민들의 표심 잡기에 본격화했다.
이와 관련해 허 후보측 관계자는 "돔구장 건립은 시기와 재원 등 중요한데 롯데 야구팬들의 열정이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구덕 야구장이나 사직 야구장을 리모델링해 돔 구장으로 재탄생시키거나 강서 지역의 풍산금속 소유 부지를 대여하거나 무상 임대 방식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허 후보의 이 같은 공약을 두고 비판도 만만찮다.
허 후보는 4년 전 경제성을 이유로 부산시장 한나라당 내 경선이나, 본선에서 돔 야구장 건립을 반대했던 당사자.
이에 대해 허 후보측은 "롯데 관중 추이를 보면 로이스터 감독 영입 이후 야구 열기 더해졌다"며 "4년 전과 상황이 달라져 경제성 차원에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허 후보측에서도 "당장 어떤 기업과 구체적인 접촉을 하고 있지는 않다"며 "당선 이후 연구용역 등을 통해 경제성을 확보하면서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히 듯 쉽사리 재원마련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돔 구장 건립과 관련해 김정길 야권단일 부산시장 후보는 대한체육회 회장 출신답게 "민자 유치라면 환영한다"고 찬성입장을 밝혔지만 김 후보 관계자들은 "뒤늦게 포퓰리즘적인 그 공약을 들고 나왔다"며 비판했다.
시민 이남윤(27.금정구) "선거에 관심조차 없는 상황에서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돔 구장) 공약이 나온 것 같다"며 "하지만 지금 사직구장의 시설도 훌륭한 편인데 굳이 4000억원을 들여서 돔 구장으로 바꿔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 같은 예산이면 각 구마다 시민들을 위한 생활체육시설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부산의 제2의 프로야구 팀을 시민구단으로 만들겠다는 방안도 나왔다.
진보신당의 전재일 부산 시의회의원 비례대표 후보는 프로야구 시민구단 출범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전 비례대표 후보는 부산의 향토기업 60%, 시민 공모 40%를 통해 200억원을 초기 자금으로 마련하고 매년 운영자금은 150억원 정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롯데의 수익이 260억원이었는데, 신생팀은 광고 수익·관중 동원·상품 판매 등으로 100억~130억원까지는 가능할 것"이라며 "우선 실업팀으로 2~3년 운영한 뒤 경남의 프로야구팀 창단과 맞춰 같이 프로로 전향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부산의 프로 신생팀 창단은 정부와 KBO에서도 언급한 바 있고, 팬들의 입장도 우호적이다.
확률표집에 의한 조사가 아니고 조사 시기도 달라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10~12월 부산 시민 67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매우 필요하다'와 '있어도 괜찮다'가 각각 27.0%, 48.1%를 차지해 '필요 없다' 24.9%보다 월등히 높았다.
다만 시민구단에 대한 찬반 질문에는 긍정적이 39.8%, 부정적이 10.6%에 그친 반면 '아무래도 상관 없다'로 응답한 비율이 49.7%로 거의 절반에 달했다.
또한 재원 마련과 관련해 "재원 부족분이 생기면 지자체에서 지원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혀 자칫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경우도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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