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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날의 초상' 곽지균 감독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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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26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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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젊은 날의 초상' '걸어서 하늘까지' '겨울 나그네' 등을 만들며 1980~1990년대를 풍미한 곽지균(본명 곽정균) 감독이 25일 대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56세.

영화계에 따르면 곽 감독의 형은 동생이 며칠째 연락이 되지 않자 이날 오후 동생의 집을 찾았다가 숨진 곽 감독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곽 감독은 다 탄 연탄 옆에서 숨진 상태였으며 노트북에 유서를 남겨놓았다.

유서에는 "일이 없어 괴롭고 힘들다"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곽 감독의 한 지인은 "곽 감독이 10년 전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다"며 "영화를 만들지 못해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1980년 영화 '깃발없는 기수'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고인은 1986년 '겨울 나그네'로 감독 데뷔를 했다.

이후 '두 여자의 집'(1987) '그 후로도 오랫동안'(1989) '상처'(1989) '젊은 날의 초상'(1991) '걸어서 하늘까지'(1992) '장미의 나날'(1994) '깊은 슬픔'(1997) '청춘'(2000) 등을 만들었다.

주로 청춘의 방황에 초점을 맞춘 정통 멜로를 연출한 그는 감성적이면서도 트렌디한 작품을 통해 최민수, 강수연, 이미숙, 정보석, 강석우, 배종옥, 최수지, 이보희 등 당대 최고 스타들과 작업했다.

또 대종상 신인감독상, 영평상 신인감독상, 오늘의 작가상, 기독교 문화상, 대종상 감독상, 대종상 각색상 등을 받으며 명성을 날렸다.

그러나 '청춘' 이후 그는 오랜 기간 공백기를 가져야했고 우여곡절 끝에 6년 만인 2006년에 당시 신인이었던 지현우와 임정은을 주연으로 내세운 '사랑하니까 괜찮아'를 선보였다.

한때는 흥행 감독, 스타 감독 대우를 받았지만 '사랑하니까 괜찮아'를 만들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격세지감을 토로하면서 시대의 감성에 발맞추기 위해 50이 넘은 나이에도 신세대 감각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는 참패했고 이후 4년간 그는 차기작을 내놓지 못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곽 감독이 마지막 작품 실패 후 대전에 내려가 두문불출했다"며 "워낙 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라 따르는 후배들이 많았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자 대전에서 올라오지 않았고 결국에는 혼자서 우울증을 키운 것 같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인은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빈소는 대전 성심장례식장에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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