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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스 창원공장의 모습. |
특히 이익금의 대부분을 국내에 재투자하지 않고 주주 배당금으로 돌려, 결국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해외로 유출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실제로 오티스는 영업실적이 가장 좋았던 2003년과 2004년 순이익의 대부분을 매각 대금이나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갚지 않고 배당금(1343억원)으로 지급했다.
출범 당시 300명에 달했던 인원도 현재 2000명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오티스 창원연구소 출신 전직 연구원은 "구조조정 대상이 대부분 생산직 및 연구소 인력"이라며 "오티스가 한국 시장을 단순히 소비시장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오티스는 지난 2006년 대규모 인원감축과 공장 이전을 시도한 바 있다.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공장 이전은 보류됐지만, 희망퇴직은 370명에 달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대규모 인원조정에도 오티스는 지속적으로 인원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오티스의 첫 한국 진출인 LG산전 사업부 인수 첫 단추부터 잘못 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IMF 여파로 외자유치를 위한 사업부 매각이었지만 오티스는 국내 은행에서 자금을 빌렸다. 국내 자금을 통해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한 격이다.
엘리베이터 컨설턴트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오티스 전 직원은 "오티스는 국내 은행에서 돈을 빌려오고 발생한 수익으로 이자와 매각 대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LG산전 인수자금을 마련했다"며 "1999~2005년 사이 발생한 이자 규모만도 868억원에 달한다"고 털어났다.
최근 인사와 관련한 소문 역시 오티스의 한국 생산기지 축소 의혹을 부추긴다. 전직 오티스 연구원은 "조만간 중국 법인에서 미국 출신 임원이 창원공장으로 부임할 예정"이라며 "이 임원의 역할은 창원공장 인력축소"라고 귀뜸했다.
그간 오티스는 인천공장과 운동장, 기숙사 등을 매각했다. 2008년에는 모터사업부를 600여억원에 되팔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인수 당시 2000억원 규모였던 주요설비는 2005년 700억원으로 줄었다. 당시 IMF 한파로 인한 소극적인 자산 평가와 부동산 가격 등락 등을 감안하면 감소 규모는 수치를 넘어선다.
투자의 핵심인 개발비 항목도 2000년 34억원에서 2005년에는 12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국내 시장을 단순히 소비 시장으로만 바라보는 오티스의 전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같은 소극적인 투자에도 오티스는 국내 시장서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오티스의 이익은 국내 승강기 산업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되고 있지 않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승강기업계 관계자는 "오티스는 관련산업의 토양을 돌보는 데는 큰 비중을 두지 않고 있다"며 "단지 자본의 논리에 따라 돈이 되면 남고 돈이 안 되면 다른 곳으로 이전하겠다는 발상만이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오티스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오티스 관계자는 "인력 및 시설 감축은 글로벌 경기 침체 및 엘리베이터 업계의 과다 가격경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경영합리화 방안"이며 "모터 매각도 엘리베이터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지 사업철수와는 전혀 상관없는 루머"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티스는 세계 최대 엘리베이터 전문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영철학과 선진경영기법으로 한국 엘리베이터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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