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에 미소 짓는 명품 시장


(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프랑스 명품브랜드 루이비통은 지난주 영국에 새 매장을 개장했다. 유럽 경제위기 결과로 수익 증대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최근 BBC뉴스 인터넷판은 유럽 경제 위기로 정책입안자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반면, 유럽의 명품업체들은 조용히 미소를 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4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유로화 때문.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에 공급처가 있는 명품업체들은 급격히 떨어지는 제품가격과 더불어 오르는 수익을 보고 있다.

이브 카르셀 루이비통 최고경영자(CEO)는 “유로화의 가치 하락이 반갑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유로화의 가치가 다른 통화에 비해 과대평가돼 있었다며 “솔직히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닐 것”이라고 BBC뉴스에 밝혔다.

그는 “우리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생산을 하고 전 세계에 판다”고 말하며 “재정적 압박이 있던 지난 4년 보다 지금이 훨씬 낫다”고 덧붙였다.

유로 회원국은 아니지만 영국의 파운드화 역시 최근 가파르게 가치가 하락해 런던을 여행 중인 수많은 여행객들과 외국인 거주자들의 구매력을 높이고 있다.

해외여행객들을 위한 안내서비스업체를 운영하는 벤 엘리엇은 “우리는 수백만 명이 아닌 수천 명의 사람들을 상대 중”이라며 과대평가를 경계했다. 반면 아직 개척이 덜 된 시장이 더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 영국 명품인 버버리는 지난해 수익에 비해 23% 상승했다. 까르띠에와 몽블랑 브랜드를 소유한 스위스의 리치몬드는 4월 매출이 일 년 전 보다 24%나 급등했다. 프랑스의 에르메스나 이탈리아의 프라다 역시 매출이 상승했다.
 
한편 리치몬드그룹의 부최고경영자(CEO)는 “서구에서 어떤 일이 생기고 있는지 살피는 건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며 “유럽을 보고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대신 그는 “한 가지 좋은 소식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계속 호황일 거란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느 기업도 불확실성을 반기지 않기에 파리와 밀라노의 명품기업들은 유럽 채무위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BBC뉴스는 전했다.

한편 채무상황이 가장 심각한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은 상대적으로 적은 명품 시장을 가지고 있다.

반면, AFP통신은 최근 보도에서 명품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내다보면서도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명품업체들이 하반기에 다시 어려운 시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명품 산업은 2009년 8.0%의 매출 하락 이후, 2010년에는 4% 오른 1580억 유로(195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성장세는 상반기에만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베인앤드컴퍼니의 명품 시장 연구에 따르면 2010년 하반기에는 부진한 추세가 예상된다.

AFP 또한 프랑스 명품 기업인 에르메스나 루이비통이 경기하락 틈을 타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1분기 매출 강세를 보였다고 보도했으나 애널리스트들은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이런 성장세가 미국인의 상위 2%인 초부유층(연간 25만 달러 수입 이상)에 의한 것이었다며 이들의 소비는 지난 분기 22.6% 상승했다고 밝혔다.

반면 그보다 한 단계 아래인 "출세지향적인 부유층(연 10만~24만 달러 수입)"은 2009년 4사분기와 2010년 1사분기에 소비를 1.9%밖에 늘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컨설팅업체인 유니티마케팅이 전했다.

팸 댄지거 유니티마케팅 CEO는 "최고부유층의 소비는 침체 이전 수준으로 돌아온 반면 출세지향적인 부유층은 여전히 소비를 망설이고 있다"고 밝혔다.

댄지거는 또 인구학적인 변화를 이유로 들기도 했다. 소비 추세를 이끌었던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게 된 반면 인구수가 적은 젊은 세대들에게 전과 같은 큰 소비력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명품을 사는 주요시기는 35세부터 55세"라고 말하며 "사람이 늙어갈 수록 그들의 중요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는 명품 시장이 2018년에서 2020년 사이까지 명품 시장이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그는 "약 10년간 명품 가뭄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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