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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핏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하원 금융위기조사위원회(FCIC) 청문회에서 "무디스는 3억명의 다른 미국인들과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을 뿐"이라며 "나 자신도 2006년 당시에는 주택 거품이 그렇게 커질 줄 몰랐고 알았다면 무디스 지분을 매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디스는 주택시장 침체를 예견하는 데 실패한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며 "금융위기와 관련한 비판은 미국인의 세금으로 구제금융을 받은 금융기업들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버크셔가 무디스의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버크셔는 2000년부터 무디스 지분을 모으기 시작해 2007년 지분율을 20%(35억달러) 가까이 끌어올렸지만 최근 1년 동안 지분율을 13% 가량으로 낮췄다. 신용평가사들이 주택시장 호황기에 모기지 연계증권의 신용을 과도하게 높였다는 비난이 쇄도하면서 무디스 주가가 절반 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디스는 2000~2007년 4만2625개에 달하는 주택 모기지 연계증권 상품에 대해 최고 등급인 'AAA'를 부여했다. 같은 기간 무디스가 평가한 동종 상품 가운데 최고등급을 받은 상품은 75%에 이른다.
필 안젤리데스 FCIC 위원장은 무디스가 부실 모기지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0년에 6억달러였던 수익이 주택시장의 거품이 발생하기 시작한 2007년에는 22억달러로 급증한 반면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본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날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레이먼드 맥다니엘 무디스 최고경영자(CEO)는 "(모기지 연계증권 상품을) 잘못 평가한 데 크게 낙담하고 있지만 (신용 평가는) 하나의 수단이지 (투자 판단의) 기준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신용평가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시인하고 평가방식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버핏은 이 자리에서 미국 지방정부 채권이 수 년 안에 '끔찍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방정부 채권이 몇 년 안에 끔찍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문제는 연방 정부가 지방 정부 구제에 나설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다.
실제로 버크셔는 지방채 비중 축소에 나서고 있다. 버크셔가 보유한 지방채는 2008년 말 47억달러에서 지난 3월 말 39억달러로 줄었다.
미국 지방 정부가 인프라 건설과 재정 확충 등을 위해 발행한 지방채는 2조8000억달러에 달한다. 전문분석기관인 인컴시큐리티스어드바이저스에 따르면 지방정부 채권 채무 불이행은 2008년과 2009년 약 145억달러에 달했다.
버핏은 미 정부가 월가 및 자동차산업 구제에 7000억달러를 투입한 것처럼 지방정부 채권 위기에 개입하게될지 모른다고 지난달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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