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매각 대상에 올라 있는 은행 중 가장 활발히 인수·합병(M&A)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외환은행이다.
론스타는 이미 지난 4월 5일 국내외 50여개 금융기관에게 투자안내문인 티저레터를 발송했다. 이에 호주뉴질랜드은행(ANZ)·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등이 비밀유지동의서(CA)를 제출하며 관심을 보였다.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에 서두르고 있어 이들 기관과 가격 조건이 맞는다면 바로 인수 제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외환은행에 투자한 지 벌써 7년이나 됐고, 투자 기간 중 투자금에 육박하는 2조원 가량을 벌어들인 론스타로서는 매각을 늦출 이유가 없다.
또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의 기업 파산이 확산돼 론스타로서는 투자 최적기를 맞았다. 때문에 당장 운용할 수 있는 현금이 필요했고 외환은행처럼 충분히 수익을 올린 기업을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현재 금융 당국은 외환은행 매각을 지원하는 분위기이며, 행원들도 빨리 새 주인을 맞길 기다리고 있다.
다만 현재 문제가 되는 것은 가격이다.
외환은행 인수 후보자들은 인수 가격을 3조원 정도로 잡고 있다. 주당 가격은 9000원~1만원선.
국내외 금융환경이 악화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론스타의 매각 조건은 주당 1만8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6조원 정도다. 지난 2007년 HSBC에 외환은행 매각을 추진했을 때 제시한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팔겠다는 곳과 사겠다는 곳의 가격차가 2배나 벌어져 있어 실제 인수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두 당사자의 가격 격차가 줄지 않으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본입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현재 론스타는 인수의향이 있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인포메이션 메모랜덤(IM) 등을 발송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외환은행 매각이 무산된다면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재편 시나리오에 외환은행을 끼워 넣을 가능성도 높다.
이럴 경우 우리금융지주 매각안과 맞물려 매각 시가가 늦춰질 수 있다. 국내 금융기관 중 외환은행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는 KB금융지주·산은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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