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든든한 어깨가 아름답습니다" 12일 그리스전 필승전략 구상에 빠져 있는 허정무 감독의 뒷모습. |
(아주경제 윤용환 기자) 12일 밤(한국시간) 두 남자 중 한사람은 눈물을 흘려야 한다.
월드컵 조별 예선 B조 첫 번째 경기인 한국과 그리스가 밤 8시 30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
두 남자에게는 첫 단추가 중요하다.
한국의 허정무 감독이나 그리스의 오토 레하겔 감독이나 첫 경기 승점 3점이 간절하다.
양 감독은 같은 조 중 서로를 가장 해 볼만한 상대로 여기고 있다.
객관적 전력상 아르헨티나는 무난하게 16강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남은 티켓 한 장을 놓고 한국과 그리스, 나이지리아가 다툴 수밖에 없다. 한국과 그리스 중 1차전 승점 3점을 확보한다면, 16강 진출에 큰 힘이 된다.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최소 승점 4점을 확보해야 한다. 양 팀 중 패한 팀은 남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와 힘겨운 승부를 해야 한다. 무승부조차도 16강 진출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양 팀은 사활을 건 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양박쌍용’에 기대를 걸고 있다.
투톱으로 박주영(AS 모나코)와 염기훈(수원), 좌우 측면에 ‘캡틴’ 박지성(맨유)와 이청용(볼턴)이 나선다. 그리고 기성용(셀틱)은 김정우(상무)와 함께 미드필드를 책임진다.
그리스 수비의 약점은 이미 북한의 정대세가 잘 보여줬다. 정대세는 견고하고 높은 그리스 수비를 빠른 발을 이용한 순간 돌파로 수비 뒷공간을 확보하며 두 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기성용의 전진 킬 패스와 해결사 박주영의 한방을 기대하고 있다. 자리에 구애받지 않는 ‘프리맨’의 역할을 맡을 박지성의 경기 조율과 측면 뒷공간 확보를 위한 이청용의 빠른 돌파가 필요하다.
레하겔 감독도 이미 발이 느린 그리스 수비의 약점을 간파하고 측면 공간 봉쇄를 위해 스리백의 변형인 5-2-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미드필드 2명까지 순간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중간부터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그리스전은 의외로 미드필드를 중심으로 한 지루한 공방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양 팀은 위험부담이 높은 공격 일변도보다는 수비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기일수록 선취골이 중요하다.
한국은 그리스의 높은 제공권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더욱 위험하다. 기성용과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193cm의 장신 요르고스 사마라스를 주의해야 한다. 사마라스는 제공권뿐만 아니라 발재간도 뛰어나다.
그리스의 모든 공격은 요르고스 카라구니스(파나티나이쿠스)의 발끝에서 시작된다. 전담 키커까지 맡고 있어 한국팀으로서는 패스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스는 선 수비 후 역습시 공격루트는 디미프리오스 살핑기다스(프랑크푸르트)의 빠른 발을 이용한다.
그리스 수비의 핵인 방겔리스 모라스가 부상으로 결장이 확실해 한국으로서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190cm대의 수비수까지 공격에 가담한다. 신장이 좋은 기성용도 조용형과 이정수와 협력 수비에 가담해야 한다.
그리스의 공격루트는 측면 돌파에 이은 센터링과 세트 피스 상황의 제공권 싸움 등 비교적 단순하다. 한국 팀이 실점위기를 최소화 하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는다면 의외로 쉽게 승부가 날 수도 있다.
happyyh6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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