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서울 노원·도봉·강북구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 아파트 법원 경매 낙찰가율이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지난 13일까지 4개월간 노도강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84.38%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위기 때(2008년 9월부터 2009년 1월까지) 낙찰가율(82.51%)보다 1.87% 포인트 높은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서울 전체(82.79%)와 비강남권(82.44%) 아파트 낙찰가율이 금융위기 기간 보다 각각 9.61% 포인트, 7.24% 포인트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도강 지역 경매시장이 다른 지역 보다 훨씬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노도강지역 낙찰가율은 지난 2월 86.46%, 3월 87.67%를 보인 이후 4월에는 85.03%로 떨어졌고 지난 달에는 79.7%로 급락했다. 이달에 낙찰된 5개 물건도 74~82% 수준이었다.
특히 강북구와 도봉구의 경우 금융위기 당시보다 낙찰가율이 더 낮았다. 최근 4개월간 강북구의 낙찰가율은 83.01%로 금융위기 당시(84.90%)보다 1.89% 포인트 떨어졌다. 도봉구도 82.24%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때(83.82%)보다 1.58% 포인트 하락했다.
이 같이 노도강 지역 경매시장 침체 폭이 커지고 있는 것은 길음·미아뉴타운 등을 중심으로 45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물량 공급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급매물이 나오면서 낙찰가율도 동반 하락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7일 열린 경매에서는 노원구 중계동 무지개아파트 49.89㎡(전용)에는 14명이 몰렸지만, 감정가(2억6000만원)의 73.80%인 1억9189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114.85㎡도 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감정가(4억5000만원)의 81.11%인 3억6500만원에 낙찰가격이 형성됐다.
이정민 디지털태인 팀장은 "금융위기 당시에는 외부적인 악재로 금융부담이 큰 고가아파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낙폭이 컸다"면서 "요즘은 집값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수도권 전역이 동반침체를 보이면서 강북권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금융위기때 보다 더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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