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손고운 기자) 대표적인 서민대출로 꼽히는 보험 약관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경제지표는 호전되고 있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아직 싸늘하다는 반증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22개 생명보험사의 약관대출 잔액은 32조237억원으로 금융위기 이전인 지난 2007년 말(26조8547억원)보다 19% 증가했다.
특히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에는 한해 동안 무려 3조3915억원이 급증했다.
금융위기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선 지난해에도 약관대출 잔액은 3월 말 30조1335억원, 9월 말 31조1863억원으로 오름세를 이어갔다.
약관대출은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 총액 범위 내에서 일정 금액을 보험사로부터 빌려 쓰는 소액대출이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2008년처럼 약관대출 잔액이 매월 큰폭으로 뛰던 양상은 어느 정도 진정됐다"며 "그러나 최근에도 대출 이용에 대한 문의나 대출 신청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보험은 예상치 못한 사고를 대비하기 위한 성격이 강한 데다, 중도 해지시 손해를 볼 수 있어 경제상황이 어려워져도 쉽게 해약하지 않는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실질 소득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자 부족한 생계비를 충당하기 위해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대신 차선책으로 약관대출을 선택하는 가계가 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약관대출의 이자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약관대출 이용자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그 동안 보험사마다 다르게 적용했던 약관대출 금리산정방식을 가산금리방식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보험사가 일방적으로 고금리를 책정하는 대신 예정이율에 일정한 가산금리를 붙이도록 해 이율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다음 달부터 대출이자를 미납해도 연체이자를 면제해 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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