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올 하반기에 수도권 지역에만 7만7000여 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할 예정이어서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거래가 실종된데다 가격마저 하락해 입주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부터 12월까지 수도권 지역의 입주물량은 7만7300여 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고양시가 1만2887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인천 1만637가구 ▲용인 6424가구 등이다.
이는 지난 2007년 말 건설사들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밀어내기 분양을 했던 물량이 한꺼번에 입주시기를 맞은 것이다.
이 중 식사·덕이지구가 위치한 일산은 올해 말까지 1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매매가와 전세금이 떨어지고 있다.
식사지구에서는 다음달 위시티자이 2700여 가구를 시작으로 10월 위시티블루밍 2300여 가구가 입주한다. 덕이지구에서는 덕이아이파크 1556가구, 하이파크시티신동아파밀리에 3316가구가 12월 입주를 하게 된다.
식사지구 인근 일산 동구 풍동 5단지 132㎡는 두달 만에 4000만~9000만원이 하락했다. 현재 매매가는 4억5000만~4억6000만원으로 형성돼 있지만 거래는 거의 없는 상태다.
S공인 관계자는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몰린 데다 경기 침체로 매수문의 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분양권 프리미엄이 마이너스여서 입주를 포기하겠다는 계약자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B공인 관계자도 "5월 이후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입주가 본격화하면 낙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입주 마케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입주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건설사들의 자금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시행사가 입주 마케팅을 마련하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입주율이 낮은 원인이 시세 하락과 거래 경색 등에 있는 만큼 입주예정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실수요가 아닌 투자자들의 계약해지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면서 "입주 마케팅을 통해 입주율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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