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애물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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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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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강남 재건축 아파트가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한 때 재건축 아파트는 '시세차익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수익률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규제, 재건축 사업 지연 등의 악재로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18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는 3개월 만에 2억~2억2000만원 가량 급락해 현재 8억~8억5000만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112㎡도 2억원 이상 주저앉은 10억~10억5000만원 선이다. 

이 아파트에 사는 A씨(48)는 최근 인근 부동산에 집을 내놓으려다 발길을 돌렸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10억원에 달했던 31평형 아파트가 3달 만에 2억원 이상 급락했기 때문이다.


단지내 상가 E공인 관계자는 "대출을 많이 끼고 있는 집주인들이 실제 호가보다 2000만~3000만원 가량 낮게 급매물로 내놓고 있지만 거래는 쉽지 않다"며 "재건축이 언제될 지 모르는 데 살 사람이 쉽게 나서겠느냐"고 말했다.

송파구 개포시영아파트 43㎡는 현재 6억7000만~7억원, 56㎡가 8억5000만~9억원 선에 매물이 나와있다. 이 곳 역시 지난 3월에 비해 1억원 이상 호가가 내렸다.

인근 개포주공아파트도 가격이 크게 내려 앉았다. 개포주공1단지 43㎡는 올들어 1억~2억원 하락해 7억4000만~7억6000만원이다.

K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추진이 더딘 상황에서 17평짜리 아파트를 처분하면 지하철과 가까우면서도 양재천을 끼고 있어 생활환경도 좋은 인근 경남아파트나 현대아파트 같은 곳에서 살 수 있기 때문에 매물을 내놓겠다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M공인 관계자는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가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괴리가 크다"며 "문의전화는 오지만 6억~7억원 대의 가격 얘기를 들으면 곧바로 전화를 끊는다"고 덧붙였다.

닥터아파트 김주철 리서치 팀장은 "정부가 조만간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시장 침체가 워낙 장기화된 데다 심리적으로 얼어붙은 매수세가 좀처럼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특히 재건축 시장의 이 같은 하락세는 올 하반기까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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