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삼성미술관 '리움'이 사실상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2008년 삼성특검 여파로 2년여간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던 리움은 26일 '미래의 기억들'展을 개최한다.
이번 기획전에는 곽선경, 권오상, 잭슨홍, 신미경, 사사, 김홍석 등 한국작가 6명과 디르크 플라이쉬만(독일), 마이클 린(대만), 소피 칼(프랑스), 창킨와(홍콩) 등 외국작가 5명이 참여해 총 58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사진설명 : 미래의기억들 Memories of the Future, 2010, neon, H140x4500㎝(글자19개) © Laurent Grasso, Courtesy: Sean Kelly Gallery, New York |
이번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Memories of the Future'는 보라빛으로 반짝인다.
유리 외벽은 홍콩 작가 창킨 와의 작품 '아름다운 소녀는 소녀가 아니라 아름다운 소녀이다'로 뒤덮여 있다. 한글과 영어 문장으로 구성된 흰색 꽃무늬 패턴이 눈에 띈다.
또 카페 벽면과 강당 옆 바닥에는 대만 작가 마이클 린이 알록달록한 꽃 패턴을, 전시장 벽과 천정에는 곽선경이 마스킹 테이프를 이용한 작품을 설치했다.
리움은 오랫동안 기획전을 열지 못했던 만큼 이번 전시를 계기로 미술관의 제 역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애니쉬 카푸어의 전시와 '모빌의 창시자' 알렉산더 칼더 전시 등을 추진하고 있다.
홍라영 부관장은 "보다 능동적으로 컨템포러리 작품들을 전시해 관람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리움은 그동안 제대로 된 기획전 없이 상설특별전 형식으로 전시회를 진행해왔다. 2008년 6월 홍라희 씨가 리움관장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신진작가 기획전인 '아트스펙트럼'이 취소됐다.
한편 리움의 정상화는 침체된 국내 미술계와 화랑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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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전 관장. |
한 미술계 인사는 "큰 미술 행사의 오프닝만 가봐도 홍 전 관장의 복귀가 얼마나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미술계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홍 관장이 빨리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미술계를 움직이는 대표적인 인물'에 5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홍 전 관장은 내년 상반기에 복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008년 이래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던 홍 전 관장은 지난 5월 일본 나오시마 섬의 이우환미술관을 방문했고 6월에는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23일에는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개막식에 대회 파트너사 대표로 참석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손을 꼭 잡고 귀국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홍라영 부관장은 "(홍 전 관장이) 계시든 안 계시든 이미 미술관 운영에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빨리 돌아오셨으면 하는 마음 뿐"이라고 말해 홍 전 관장의 복귀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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