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녹색성장 이끌어 갈 핵심적 역할" 강조
UN 빈곤퇴치 등 '새천년발전목표' 실현도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제 7호 태풍 '곤파스'가 수도권을 할퀴며 지나간 2일 오전. 피터 밴 래어(Peter Van Laere) 유엔아태경제이사회(UNESCAP, 이하 유엔에스캅) 동북아사무소 디렉터를 아주경제 사옥에서 만났다. 아시아 국가의 재해·재난 방지에 앞장서고 있는 국제기구 사무국의 수장을 '태풍 대란' 속에서 만난건, 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절묘했다.
![]() |
||
피터 밴 래어(Peter Van Laere) UNESCAP 동북아사무소 소장은 "한국은 지금까지 녹색성장을 이끌어왔고, 또 앞으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가별로 당면한 이슈와 과제가 다른 만큼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응방안을 만들자는 차원에서다.
또 좀 더 멀게는 UN의 '새천년발전목표(Milennum Develpment Goals, MDGs)'를 실현시키기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이기도 하다. MDGs는 오는 2015년까지 빈곤 퇴치, 보건과 교육의 개선, 성 평등과 여권신장, 환경 보호, 국제적 연대 구축 등 8가지 사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무소 유치에는 중국과 한국이 지원했고 결국 인천 송도에 사무소가 개설됐다. 동북아·중앙아시아·남아시아 중 동북아 사무소가 가장 먼저였다. 현재 총 62개국 사무소를 관할하고 있다.
래어 소장은 "오늘 같은 태풍이나 동남아시아의 쓰나미, 중국의 황사 같은 문제를 다자간 협상이나 논의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역할"이라며 운을 뗐다.
특히 2005년 서울에서 'UNESCAP 환경과개발장관회의'를 개최해 '녹색성장을 위한 서울이니셔티브'를 채택한 점을 강조했다. 이때부터 녹색성장 개념은 전세계적으로 화두가 됐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이 그동안 '녹색성장'이라는 중요한 화두를 전세계에 알리는데 선도적인 역할(very succesful promotor of the concept of green growth)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전세계에 녹색성장이라는 중요한 합의를 도출하는데 앞장섰습니다. 특히 환경친화적인 기술을 개발해 성장동력으로 이끌었고 그런 노력을 통해서 국제적으로 녹색성장 자체를 알리는데 상당히 기여했습니다."
이어 개도국과 선진국 간 녹색성장에 대한 합의(컨센서스)가 조성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O는 선진국과 개도국이 함께 녹색성장에 대해 전지구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자리입니다. 후발주자인 개도국이 녹색과 성장을 함께 가져가는데 반발심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녹색성장이야말로 개도국 발전에 도움이 되죠. 방글라데시의 경우, 저탄소녹색성장에 합의해 선진국의 기술을 도입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엔 방글라데시에서 전화를 찾기가 힘들었는데 지금은 휴대폰이 보편화됐죠. 저탄소성장에 동의하지 않으면 가장 많은 비용을 물어야 하는 곳이 바로 저개발 국가입니다. 최근 캄보디아도 녹색성장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래어 소장은 환경문제도 빼놓지 않았다.
"환경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도 다자간 협의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동북아시아 뿐만 아니라 멀게는 동남아시아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황사가 대표적인 예죠. 오늘 한국을 강타한 태풍이나 동남아 쓰나미도 마찬가지에요. 정부와 기업, 민간, 시민단체 공동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몽골과 같은 저개발국가(less-developed countries)들이 국제사회에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달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제6차 아시아·태평양 환경개발장관회의의 준비회의에서 이러한 부분을 보완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G20에 속하지 않는 'Non G20' 국가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합의체도 구상중"이라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miholee@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