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유예 만료가 임박한 26일(현지시간) 오후 유대인 정착촌에서는 축하 행사가 열렸으나 미국을 비롯한 평화협상 주체들은 노심초사하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이스라엘인 수천명은 이날 저녁 요르단강 서안지역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유예 조치의 종료를 기념하는 대규모 축하 행사를 벌였다.
이스라엘 보수 정당인 집권 리쿠드당의 대니 다논 의원은 "정착촌 건설 유예 조치는 만료됐다"며 "오늘 우리는 유대와 사마리아(요르단강 서안지역의 성경적 명칭)에서의 정착촌 건설 재개를 기념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정착촌 건설 재개 선언은 유대교 율법상 다음날이 시작되는 시간인 일몰에 공식적으로 선포됐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은 이에 대해 정착촌 건설 유예 조치를 연장하도록 촉구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측과 진행하고 있는 평화협상을 고려해 이날 자정을 기해 정착촌 건설 동결 조치가 종료되더라도 자제력을 보여줄 것을 자국민에 당부했었다.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을 장차 독립국 건설 영토로 삼으려는 팔레스타인은 이 일대에서 유대인 정착촌 건설이 재개될 경우 더 이상 평화협상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서안지역 나블루스시(市) 인근 레바바에서 열린 기념식에 모인 유대인 정착민들은 탁아소 건설 부지에 시멘트를 붓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풍선을 날리고 숫양의 뿔로 만든 전통 나팔을 불어대며 대대적인 축하 행사를 벌였다.
유대인 정착민들은 조만간 이 지역에 주택 2천여가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서안지역에 거주하는 유대인 정착민 30만명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정착촌 건설 유예 조치를 연장하라는 외부의 압력에 굴복하지 말 것을 네타냐후 총리에 재차 요구했다.
이들은 이 지역이 전략적 측면에서나 성경에 의해 유대인에게 부여된 권리 측면에서 볼 때 포기해서는 안되는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착촌 건설 유예 만료가 임박했음에도 미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날 밝혔다.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계속 대화하고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들이 그렇게 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 크롤리 미국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도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네타냐후 총리와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수반, 토니 블레어 중동평화 4자회담 특사 등과 잇따라 만난 사실을 언급하며 "우리는 대화가 계속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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