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치러지는 일본 대표팀과 A매치 친선평가전에 나서는 한국 축구대표팀 해외파 5명이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22·볼턴)은 입국장에 도착해 "장거리 비행이라 다소 피곤하다"면서도 한일전을 앞둔 비장한 각오를 드러냈다.
그는 "시즌 중에 귀국했지만 한일전만 생각하며 지내겠다"며 "월드컵 전에 한 번 경기를 해 이겼던 만큼 자신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청용은 일본 축구가 날로 급상승하고 있어 이번 한일전이 홈에서 열리지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조광래 감독이 이번 한일전엔 박지성을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해 2선 침투를 노리겠다고 밝힌데 대해 이청용은 "지성이 형은 어느 포지션으로 가도 잘할 것이다. 특별히 내게 공격 책임이 높아지진 않을 것이다. 하던 대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대표팀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있지만 내 역할에만 충실하는 데 집중하겠다. 그러다보면 찬스도 오고 골도 넣는 것"이라며 지나친 골 욕심을 경계했다.
짧은 머리로 입국장에 나선 차두리(30·셀틱)는 한일전의 의미를 두 가지로 나눴다.
차두리는 "일단 한일전이라고 하면 친선전이라도 해도 무조건 이겨야 되는 경기"라며 "이번 한일전은 아시안컵을 앞둔 마지막 대표팀 경기이기 때문에 더더욱 이겨야 한다"고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일단 한일전이라고 하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팀이나 선수들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그런 분위기가 강하게 만들어지는 게 사실이죠. 그래서 가끔은 원하지 않는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차두리는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만큼 그 부담을 거뜬히 승리에 대한 열망으로 바꿀 채비가 된 모습이었다.
차두리 역시 일본 축구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차두리는 "일본 축구는 전통적으로 미드필드가 강하지만 한국도 나름대로 강점이 있다. 꼭 이기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긴 채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선배 이청용, 차두리와 함께 런던발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한국에 도착한 기성용도 입국 소감을 밝혔다.
기성용은 "지난 한일전은 원정 경기였지만 이겼다. 이번엔 홈에서 하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말하며 다소 긴장된 표정을 보였다.
최근 소속팀에서 벤치에 오래 앉아 있어 경기력이 저하된 건 아니냐는 우려에 기성용은 "그런 부분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대표팀에 온 이상 노력하면 될 것으로 본다. 크게 걱정 안 한다"며 주위의 걱정을 불식시켰다.
기성용은 지난 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한 것을 두고 "팀내에 같은 포지션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는 기회를 틈탄 것뿐"이라며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주영(25.AS모나코)과 박지성(29.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지만 말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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