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오얏(자두)나무 아래서 갓끈 고쳐 쓰지 말라.‘
오해를 받기 쉬운 일은 가까이 하지 말라는 뜻의 옛 속담이다. 그런데 최근 한 드라마가 오얏나무 아래를 지나면서 갓끈을 고쳐 맸다는 오해를 사고 있다.
SBS가 6일 방영을 시작한 여성 최초 대통령 소재의 ‘대물’이 문제가 된 것. 방영 시작 전부터 부정적 시각이 컸는데 하필 드라마 속 정당 명칭이 ‘민우당’인 탓에 민주당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드라마 속의 정당 명칭이 유감스럽게 결정돼 나가고 있다. 논란을 애써 불러일으키기 위해 정당명을 국민의 백성 ‘민(民)’자를 사용한 정당명으로 했는지 모르겠지만 더 논란을 일으키려고 했으면 ‘민’자를 쓸 게 아니라 ‘한’자를 썼어야 맞지 않겠느냐”며 따져 물었다.
이는 드라마 속 야당인 ‘민우당’ 의원들이 극중 주인공인 여성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는 장면이 마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탄핵 파동을 연상케 한다는 시청자 의견에 민주당을 대변하는 전 의장의 불쾌함이 더해진 것이다.
앞서 이 드라마는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설정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연상시킨다는 것도 논란이 된 바 있다. 극중 주인공 여배우가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배경이 대구출신인 박 전 대표를 연상시키지 않게 하려는 의도라고 전해지는 이유다. 현실을 반영하는 드라마인 만큼 개연성이 큰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결국 드라마 제작 관계자가 나서 “민주당을 겨냥한 게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니 현실과 결부지어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더했다.
어쨌든 전 의장의 발언으로 드라마 내용에 변화가 올 것 같진 않다. 괜한 불란 거리가 보태어 짐으로써 드라마 시청률만 더 오르는 모습이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민주당의 섣부르고 성급한 해석에 야당의 열등감이 묻어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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