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정상이 체결된 지 3년이 지나도록 비준절차에 돌입하지 못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진전을 위해 합의한 ` FTA 현안해결을 위한 실무협의'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한미 정상은 지난 5월말 토론토 회담에서 FTA의 조속한 비준을 위해 내달 서울에서 열리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이전에 실무협의를 통해 현안을 타결키로 했으나 양측은 아직 공식 협의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 9월 23일 일본에 이어 7일 프랑스 파리에서 고위급 인사간 비공식 협의를 가졌으나 논의진전을 위한 접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이번 협의에서도 미국측은 한미 FTA 현안 해결을 위한 미국측의 입장 및 요구사항을 공식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채 비공식적으로 자동차 및 쇠고기 문제와 관련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반면에 한국측은 기존에 서명된 협정문을 수정할 수 없으며 쇠고기 문제는 FTA와 별개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외교통상부는 10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브뤼셀에서 열린 한.EU FTA 서명행사에 참석한 후 귀국길에 미측 요청에 따라 7일 오후(현지시간) 파리에서 드미트리우스 마란티스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비공식 협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금번 비공식 협의에서 미측은 자동차 및 쇠고기 분야가 (실무협의의) 주관심 대상이라는 점을 언급했다"면서 "그러나 미측은 이와 관련 공식 제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미측은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시장 접근과 관련된 기초적 구상과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시장접근 확대에 관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비공식적으로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에 대해 한국측은 기합의.서명한 협정문을 수정하는 것은 수용 불가하다는 입장을 강조했으며, 쇠고기 문제는 FTA와는 별개의 이슈로서 논의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내달 11.12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까지 이제 한 달여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고, 내달 초에서는 미국에서 중간선거가 열리는 등 중요한 정치일정이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한미 양국이 정상간에 이뤄진 약속 시한내에 FTA 현안을 해결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양측은 추후 상호 편리한 일시 및 장소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혀 한미간에 논의 진전을 위한 절충 노력은 계속될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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