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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뮤직비디오 같은 오페라영화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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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10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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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바람둥이 주앙' 카스퍼 홀텐 감독

"보통 오페라 영화를 보면 뮤직비디오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저는 그런 게 싫었어요. 주인공이 노래할 때도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든가 차가 지나가든가 해서 현실에서 들리는 잡음과 오페라 음악을 혼합해 사실적인 느낌이 들게 하려고 했습니다. 우리가 쓰는 속어도 다 넣었죠."

     '바람둥이 주앙(Juan)'이라는 영화를 들고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카스퍼 홀텐 감독은 덴마크왕실오페라단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으면서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의 첫 작품인 '바람둥이 주앙'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를 바탕으로 한 오페라 영화로 , 끊임없이 여성을 유혹하는 바람둥이 주앙의 24시간을 따라갔다. 비아시아권의 신예 감독들을 발굴하는 경쟁부문인 '플래시포워드' 상영작이다.

   오페라 가사를 영어로 번역해 부른 것이 먼저 귀에 들어온다. 국적을 막론하고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보면 좋겠다는 뜻에서다.

   10일 부산 해운대에서 만난 홀텐 감독은 "오페라라면 귀족적이고 화려하고 우아하고 품위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건 모차르트에 대한 존경이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페라 영화를 많이 봤는데 너무 보수적이고 화려하기만 했지 가수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담은 영화는 없었어요. 정리되지 않은 듯하지만 거칠고 순수한 오페라의 열정을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극중 노래하는 장면은 나중에 녹음한 것이 아니라 촬영할 때 배우들이 실제로 부른 것이라고 했다. 이런 방식은 오페라 영화 가운데 최초로 시도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완벽한 사운드보다는 실수가 있더라도 정직한 사운드를 원했습니다. 실제 오페라에서는 무대와 객석이 너무 멀어 에너지와 열정이 잘 전달되기 어려운데 영화를 통해 그런 감정이 노래에 묻어나기를 바랐습니다."
     그는 이어 "이 영화는 인간의 본심을 나타낸다"며 "미모의 여자를 가져도 다른 여자를 원하는 주인공은 어떤 것으로도 자기 욕심을 채울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돈 지오반니'의 메인 테마는 욕망"이라면서 "무언가를 계속 갈망하는 현대사회를 매우 잘 드러낸다"고 했다.

   홀텐 감독은 또 "모차르트의 원작에서 돈 지오반니는 신으로부터 벌을 받지만 내 영화에는 벌칙이 자신에게서 나온다"면서 "마음을 조절하지 못한다면 그건 신의 처벌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오페라 예술감독을 하면서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옆에 있던 영화의 프로듀서는 홀텐 감독의 차기작은 오페라 영화가 아닌 스릴러가 될 거라고 귀띔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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