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9.8원 급락···코스피 1900 육박 채권금리 장중 최저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한국은행이 시장의 전망을 깨고 기준금리를 3개월 연속 동결했다.
최근 불거진 '환율전쟁'이 국내 경기회복에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예상을 벗어난 금리 결정에 주식시장은 큰 폭으로 오르며 1900선까지 육박했으며, 채권금리는 장중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환율은 한은의 결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급락하며 1100원대 진입을 눈 앞에 뒀다.
한은은 14일 정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25%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지난 7월 0.25%포인트 인상 뒤 3개월째 동결이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주요국의 경기회복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글로벌 환율전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대내외 금리차가 커져 글로벌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국내로 대거 유입, 환율 하락세가 더욱 가파라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글로벌 환율 전쟁이 진행되며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며 "일본이 제로금리 정책을 다시 꺼내드는 등 (양적완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금리 결정에 신중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동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채권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고 코스피가 큰 폭으로 오르는 등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이날 하락세로 출발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동결 여파로 전일 대비 0.20%포인트 떨어진 3.08%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금리 동결에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 소식까지 겹치며 전날보다 23.61포인트(1.26%) 오른 1899.76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1504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한은의 기대와는 반대로 전일 대비 9.8원 급락한 1110.9원에 장을 마쳤다.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장중에 1117.2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주식·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매수세가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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