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최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미군과 미국 행정부 인사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
칼 아이켄베리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는 최근 아프간 내 전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긍정적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고 지난주 인터뷰에서 말했다.
아이켄베리 대사는 아프간에서 치안이 매우 불안한 지역도 분명히 있지만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과 아프간군의 합동 작전이 이제 누적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반겼다.
아프간 정부의 신뢰성을 고려해 볼 때 미군 병력 증파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 지난해와는 사뭇 달라진 평가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는 미군과 정부 인사들이 밝힌 전과(戰果)를 통해서 확인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미군은 지난 수개월간 탈레반 우두머리 수백 명과 반군 3000명을 사살하거나 생포한 데 이어 반군들이 아프간 정부와 회담을 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군은 특히 파키스탄에 근거를 둔 탈레반 분파로 알-카에다와도 긴밀히 협력하는 무장조직 '하카니'에 대한 공격이 성공을 거두는 데 대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나토군 관계자는 미군이 지난 6월 이후 하카니의 한 지부를 공격해 대대적으로 해체했다면서 이 지부는 8월 코스트주의 미군 기지 2곳에 대한 자살폭탄 테러가 실패하면서 조직원 20명 이상을 잃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한 측근도 미군의 공격으로 하카니 조직에 분명히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그러나 아직 미군이 승리의 정점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면서 그 조직이 붕괴할 정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미군 관계자들은 또 아프간 정부군의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으며 전력도 크게 향상됐다며 반기고 있다.
아프간 정부군의 수는 이달 말까지 달성 목표로 삼았던 13만4000명을 이미 넘어섰으며 칸다하르주에서는 처음으로 나토군 수를 넘어섰다고 아프간 국방장관이 밝혔다.
탈레반이 기승을 부렸던 헬만드주에서는 최근 학교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시장도 인파로 붐비는 등 점차 안정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작년 말 아프간 병력 증파를 발표했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전 '성적표'가 곧 나올 가운데 전황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