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웬 푸엉 응아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캄라인항은 베트남의 건설과 방어 목적에만 사용될 것이라며, 어느 상황이라도 외국군 기지 건설과 사용을 불허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이 신문은 전했다.
응아 대변인의 이런 성명은 최근 러시아 유력 신문 네자비시마야 가제트지가 남중국해에 접한 캄라인만 해군기지의 사용 재개를 베트남측과 곧 합의할 전망이라고 보도한 직후 유력 통신사들이 러시아가 캄라인만에 해군기지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잇따라 보도하자 이를 진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네자비시마야 가제트는 러시아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와 베트남이 캄라인항을 25년 이상 장기 사용하기로 새로 합의하게 될 것이며, 이런 합의는 이달말로 예정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통신도 지난 15일 러시아 해군 총사령부가 인도양과 태평양의 해적 퇴치 활동을 위해 예전에 사용했던 캄라인만 해군기지를 복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보고서를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정치적으로 합의될 경우 러시아 해군은 3년 이내 캄라인만 기지를 다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남부 호찌민시에서 북쪽으로 300㎞ 떨어진 캄라인만은 대형 선박의 정박과 수리가 가능한 평균 14m의 수심과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향할 수 있는 지정학적인 이점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좋은 여건을 갖춘 항구 가운데 하나로 평가되어 왔다.
캄라인만은 지난 19세기부터 프랑스와 미국이 군항으로 사용했으며, 특히 베트남전 종전 직후인 지난 1979년 당시 소련이 베트남측과 25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했으나 지난 2001년 소련을 뒤이은 러시아가 재정난에 허덕이면서 기지 사용 연장계약을 철회하고, 베트남에서 철수했다.
이후 베트남 정부는 지난 2002년 캄라인만에 대한 외국군의 사용을 불허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 관측통은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캄라인기지를 다시 사용하게 될 경우 아세안 역내에서 러시아의 존재감이 높아져 베트남과 남사군도,서사군도를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여온 중국의 경계감을 다시 불러일으킬 우려가 크다고 진단했다.
관측통은 또 미국 정부도 대중(對中) 견제와 시장 확보를 노려 아세안을 중시하는 자세를 강화하고 있어 러시아가 미국에 대항해 자원과 무기 수출시장으로서 유망한 아세안과의 관계를 확대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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