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에서는 4승을 올린 안선주(23)가 사실상 올해 상금여왕을 예약했고, 남자 프로에서는 김경태가 지난 주말 최고 권위의 일본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김경태가 남은 경기에서 선전해 상금왕에 오르면 일본 프로골프에서 한국 선수가 동반 상금왕에 오르는 쾌거가 가능해진다. 일본 프로 골프 역사에서 남녀를 통틀어 한국 선수가 상금왕에 등극했던 적은 없었다.
작년 시즌 일본 여자 프로의 상금랭킹 2위였던 모로미자토 시노부는 18일 요미우리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이번 시즌 한국 선수들의 강함에 솔직히 압도돼 버렸다"고 토로했다.
모로미자토는 특히 안선주에 대해 끊임없는 노력과 강한 정신력, 골프를 즐기는 마음가짐, 주변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명랑한 성격, 빠른 일본어 습득에 놀라움을 표시하면서 인간적으로도 탁월한 선수라고 칭찬했다.
안선주가 올 시즌에서 획득한 상금은 1억2천415만엔으로 상금랭킹 2위인 요코미네 사쿠라(7천26만엔)를 크게 앞서 상금여왕이 유력해졌다.
김경태도 지난 주말 메이저대회인 일본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올 시즌 2승째를 올렸고 상금은 1억1천584만엔을 기록해 종전까지 상금랭킹 1위였던 후지타 히로유키(9천785만엔)와 2위였던 일본의 골프영웅 이시카와 료(9천441만엔)를 밀어내고 선두로 나섰다.
아직 올 시즌 남은 경기가 6차례이고 선두권의 상금액 차가 크지 않아 혼전이 예상되지만 김경태의 경기력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어 상금왕 가능성이 높다.
김경태는 코스 난이도가 높은 일본오픈에서 마지막 날 같은 조에 편성된 이시카와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김경태는 하루 7타를 줄여 코스레코드를 작성하며 통산 13언더파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반면 이시카와는 2타를 잃어 3언더파(8위)로 경기를 마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남녀 프로골프에서 한국세가 선풍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여자골프의 경우 지금까지 치러진 28개 대회 가운데 12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우승했으며 안선주는 이 가운데 4승을 쓸어담는 발군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골프계는 한국선수들의 대활약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기량에 밀려 우승을 넘겨주는 데는 할 말이 없지만 자국 선수들이 들러리로 전락하면서 스폰서가 떨어져나갈까봐 전전긍긍이다.
작년 상금여왕인 요코미네는 아사히신문과 인터뷰에서 "일본의 스폰서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외국 선수들의 우승이 많아질 경우 (스폰서 확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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