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는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집 사기를 포기하거나 보금자리주택에 청약하기 위한 대기 수요까지 전세시장으로 몰리면서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역시 속 시원한 해결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매매시장을 먼저 살려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 매매시장 정상화 필요
최근 전세가격 상승세는 2000년대 초반 10% 이상 급등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시에 오르던 과거와는 다르게 올해는 매매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는 가운데 전세가격은 급등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으로 집 사기를 포기한 수요자가 전세시장으로 몰리면서 공급이 부족해진 것이다.
여기에 집주인들이 전세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도 전세난을 심화시키는데 한 몫 하고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매매시장의 불안이 전세시장으로 전이됐다"며 "전세난 해결을 위해서는 매매시장 활성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규제를 최대한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리서치연구소장도 "주택 매매거래가 활성화돼야 전세시장도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며 "실물경기 활성화를 통해 주택 매매수요를 늘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매매시장 활성화로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전세와 매매시장을 연관지어 전세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원 박재룡 수석연구원은 "(최근의 전세난은) 수요자의 심리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뚜렷한 해결책은 없다"며 "전세와 매매를 상호 교차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정책적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임대주택 공급확대 필요
매년 되풀이되는 전세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전세수요를 흡수할 임대주택 공급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임대주택 공급실적은 지난 2007년 13만3120가구에 달했으나 2008년 10만7890가구로 19% 가까이 줄었다. 또 지난해에는 7만7028가구에 불과했으며 올해는 지난 8월까지 단 2491가구 공급에 머물러 있다.
메리츠증권 부동산금융연구소 강민석 수석연구원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5~6년 이후를 봤을 때 (전세난 예방을 위해서는) 임대주택을 늘리는 것이 방법"이라며 "정부가 전세자금 지원 규모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투자수요 없이 오직 실수요로만 움직이는 전세시장은 조금의 수급 불균형만 발생해도 바로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를 예방하기 위한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도 "최근 전셋값이 오르는 이유는 주요지역에서의 전세 공급물량이 수요를 뒤따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세난 해결을 위해) 도심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추진시기를 조절하고 지역별 전세 수급 예측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의 방법을 고려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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