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세습반대 발언으로 목숨 위험해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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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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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13년간(1988∼2001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속요리사로 일한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가명)씨는 김정남의 세습반대 발언과 관련, "공공연히 권력세습에 반대하고 '북한'이라는 호칭을 쓴 건 자신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만하다"면서 "북한에서 (이런 김정남을) 위험하게 여겨 어떤 대응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후지모토씨는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김정남 대 김정은'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 참석, "북한에선 공화국이나 조선이란 말을 쓰며 김정일이 제일 싫어하는 게 북한이라는 호칭이어서 (김정남 발언을 전해듣고) 대단히 놀랐다"면서 "별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니며, 본인이 상당한 의지를 갖고 말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김정은 후계체제에서 개혁개방을 할 것 같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단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인민들이) 잘 먹기 위해서는 개혁개방 외에 다른 수단이 없을 것"이라며 "김정은이 권력을 세습해도 5∼6년간은 종전의 정치(선군정치) 방식을 계속 가져가지 않을 수 없고, 김정은의 생각이 정책에 반영되려면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김정은에 대해 "7살 때부터 접해왔는데 형들하고 놀 때도 항상 이끄는 형태여서, 탁월한 리더십이 어릴 적부터 뚜렷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김정남에 대해서는 "김정일 관저에서 스시를 만들면서 김정일이 마련한 파티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지켜봤는데 김정남이 참석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고 말해, 2001년 위조여권으로 일본에 입국하려다 국제적 망신을 당하기 이전부터 김정남은 김 위원장의 눈밖에 나 있었음을 시사했다.

후지모토씨는 이어 "김정은이 공식 등장해 금수산기념궁전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에 김 위원장의 실질적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과 여동생 여정은 있는데 김정철은 없어서 걱정했다"면서 "하지만 김정철은 내가 농구시합 심판을 봤을 때 `당신 때문에 졌다'고 항의한 것 외에는 화내는 것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상냥하고 순해 김정은과 잘 협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위원장 곁에서 경험한 에피소드와 그에 관한 자신의 생각은 비교적 담담히 밝혔으나 `김정남이 망명할 가능성이 있느냐', `북한이 왜 천안함을 공격했다고 보느냐'와 같은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그는 끝으로 "김정은이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를 모두 폐쇄하고 사람들을 석방하길 원하며, 한국인과 일본인을 포함해 납치해간 사람들도 전부 돌려보내줬으면 좋겠다"면서 "북한에서 굶어죽는 사람이 한 명도 나오지 않도록 (김정은이) 꼭 개혁개방을 실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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