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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 그로스, "양적완화로 달러 가치 20%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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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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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ㆍFed)가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경우 달러화의 가치가 20%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ㆍ사진)는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달러화 가치의 하락속도는 향후 투자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연준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면 달러화 가치가 20% 이상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연준의 양적완화 규모가 아니라 인위적인 시장개입"이라며 "중앙은행인 연준이 수조 달러에 달하는 돈을 찍어내는 것은 공급 차원에서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기반을 뒤흔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2~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국채 매입을 위해 최대 5000억 달러를 투입하는 2차 양적완화(QE2)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까지 1년간 모기지(주택담보대출)채권과 미 국채를 매입하는 형식으로 시중에 2조 달러를 공급했다.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양적완화가 자산거품ㆍ인플레이션ㆍ달러화 약세를 부추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달러인덱스 추이(출처:CNBC)
*달러인덱스=엔화와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

이에 대해 그로스는 "QE2 조치로 시장에 달러가 대규모로 풀리면 달러화에 대한 투자로 인한 수익률은 낮아질 것"이라며 "현 시세대로 달러화를 보유하려는 외국인 투자자는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엄밀히 말해서 달러화의 약세는 연준과 미 재무부가 원하는 바"라며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의 노동시장이 중국 등 신흥국과 대결하기 힘든 구조라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달러화 약세를 부추겨 미국이 수출경쟁력을 가지더라도 중국의 임금은 미국에 비해 훨씬 낮기 때문에 실효성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그로스는 "불어나고 있는 미국의 무역적자는 지난 20~30년간 이어진 세계 경제의 부산물"이라며 "우리가 이 모든 것을 조장했고 값싼 제품에 대한 수요가 미국 경제를 잠식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 브라질, 멕시코 등지가 저렴한 인건비를 통해 수출 경쟁력 면에서 미국 경제를 끌어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의 노동자들은 낮은 임금에도 미국인보다 더 많은 노동시간을 마다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는 세계화 과정에서 값싼 노동력이라는 '마술기법(magic formula)'을 망각했다"고 덧붙였다.

핌코는 지난 9월 미 국채 보유 비중을 전달에 비해 3%포인트 줄였다. 이로써 핌코의 전체 운용자산 2520억 달러 가운데 미 국채 비중은 36%에서 33%로 축소됐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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