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대형 아파트는 '불꺼진 아파트', '역전세 주택' 등으로 불릴 정도로 수요가 없었다. 하지만 전세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비교적 전셋값이 저렴한 용인·파주·동두천 등 수도권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에 수요자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3일 경기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용인시 수지구 죽전동 건영캐스빌 138㎡(이하 공급면적·중간층 기준)의 전세가는 2억3000만~2억4000만원 선으로 한 달 만에 3000만~4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죽전 동성2차도 109㎡가 1억7000만~1억8000만원, 172㎡가 2억1000만~2억3000만원으로 지난 8월에 비해 2000만원 가량 올랐지만 전세물량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 9월 입주 당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던 성복 자이2차의 경우 129㎡가 2억1000만원, 192㎡는 3억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3000만~7000만원이나 급등했다.
최근 몇 달 사이 용인지역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한 것은 서울에서 밀려 온 전세수요의 영향으로, 중소형 물량이 소진되자 중대형으로 전이됐기 때문이다.
죽전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중대형 아파트를 찾는 전세수요자가 9월에 비해 30%정도 많아졌다"며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난이 분당을 거쳐 용인까지 밀려와 중소형은 물론 중대형 물건까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인근 J공인 관계자도 "서울 전세가격 폭등으로 경기 외곽지역으로 밀린 수요자와 신혼부부, 여기에 눌러앉는 세입자까지 가세하면서 전세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중대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치솟고, 물건도 많지 않아 집을 보면 바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경기 외곽지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미분양으로 애를 먹었던 경기도 일산 식사지구 일산자이위시티의 경우 164㎡가 1억5000만~1억8000만원 선에 전세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양주 고읍지구도 전세 물건은 거의 동이 난 상태다. 지난해 입주한 양주 고읍 한양1단지 149㎡는 1억3000만원으로 지난달에 비해 3000만원 가량 올랐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전세가격 상승으로 중소형 물량이 소진되면서 중대형 수요가 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특히 그동안 중대형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용인이나 일산 식산지구의 경우 중대형 아파트 전셋값이 비교적 저렴해 계약 성사율이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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