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이 환율 분쟁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극명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제도 지향을 뒷받침하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의 마련이 오는 11일 개막하는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도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기획재정부와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에 따르면 G20 재무차관들은 8일 오후 코엑스에 모여 서울 선언문 초안을 검토하면서 각국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G20 재무차관들은 최근 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에 이어 주요국의 환율 분쟁까지 터지면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면서 국제공조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상수지의 과도한 흑자와 적자를 제한하는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의 경우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강력히 반발해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독일은 자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월등한 수출 경쟁력 때문이지 환율 조정 등에 따른 게 아니라는 주장이다.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는 '경상수지 흑자와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에서 관리한다'는 기존의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중재안의 큰 틀은 유지한 채 일부 원유 생산국과 과다 흑자국의 경제 사정을 충분히 감안한 문구를 첨가해, 각국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지난달 경주 G20 장관회의에서 중국조차 경상수지를 일정 폭으로 제한하자는데 반대하지 않을 정도로 회원국 간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이기 때문에 각국 사정을 반영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골격을 마련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G20 재무차관들은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 코뮈니케(공동 성명)에서 명시한 '시장결정적 환율제도 이행'과 '경쟁적인 통화절하 자제'라는 기본 합의를 바탕으로 각국의 경제 사정을 고려한 경상수지 가이드라인 골격을 만드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G20 차관회의 기간에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해 각국이 제출한 정책 목표에 대한 종합 평가 및 향후 행동 계획 그리고 각국별 권고 사항을 담은 '서울 액션 플랜'에 대한 최종 검토 작업도 이뤄질 예정이다.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개발 이슈를 담은 '코리아 이니셔티브'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 대출 제도 개선과 개도국을 위한 다년간 플랜이 확정된 상태라 서울 선언에 포함하는데 별다른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금융규제 개혁 부문과 관련해 은행세 부문은 지난 6월 토론토 정상회의에서 각국의 사정에 맞게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결론이 난 만큼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별도로 논의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금융안정위원회(FSB)가 마련한 대형 금융기관(SIFI)에 대한 감독과 규제 강화 방안의 도입을 재확인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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