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김형욱 기자) 중국의 사치품(럭셔리)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글로벌 전자, 자동차, 패션 업계가 중국 럭셔리 시장을 잡기 위해 동부서주 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교두보 마련에 나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중국에서의 판매수익을 제고하기 위해 협력사에 넘겼던 판권을 거둬들여 직접 운영 체제로 전환 중이다.
영국의 최대 럭셔리 브랜드인 ‘버버리’는 중국 측 협력사인 궈항 그룹으로부터 중국 내 프랜차이즈 판권을 1억765만달러에 다시 매입했다. 중국내 50개 버버리 프란차이즈 매장이 버버리 본사에 의해 직접 운영되게 된 것.
앞서 스위스 고급 필기구 브랜드 ‘몽블랑’은 상하이 그레이싱 그룹과, 프랑스 고급 여성복 브랜드 ‘끌로에’는 홍콩 IT 그룹과 협력관계를 청산했다.
우리 기업들도 중국 럭셔리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프리미엄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조만간 럭셔리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복안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유럽에서 럭셔리 마케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명품 TV 9000 시리즈를 세계 최고의 럭셔리 백화점인 영국 헤롯 백화점 쇼윈도에 진열한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내 아직 헤롯 백화점만큼의 명품 백화점이 없다”면서 향후 중국내 고급 백화점 등과의 공동마케팅 가능성을 열어 뒀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중국내에서 삼성을 명품 브랜드로 각인시키기 위해 아시안게임 후원 등에 소매를 걷어 부쳤다. 향후 중국내 최상위 계층이 삼성전자 브랜드를 첫손에 꼽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받아 들여진다.
삼성전자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최고 파트너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화남지사 지사장 이진중 상무는 “이번 광저우 아시안 게임은 중국뿐만 아니라 범중화권인 홍콩, 대만 지역까지 하나로 묶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광저우 시내에 아시안 게임 개막 1년을 앞두고 ‘삼성 디지털 분수’를 설치했으며, 꽃의 도시 광저우의 매력을 꽃잎으로 형상화한 ‘삼성 광저우 아시안 게임 합성로고’를 제작, 활용하는 등 삼성만의 차별화된 아시안게임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자동차 시장은 내년 사상 유래 없던 2000만대 판매가 점쳐지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양(量)적인 성장과 함께 질(質)적인 성장도 빠른 속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
아우디를 필두로 독일·일본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가 급성장하며 미국·유럽·한국 시장에 비해 30~40% 높은 가격의 럭셔리카가 최근 수년 동안 매년 70%씩 폭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여기에 뒤질세라 본격적인 럭셔리카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8월 대형 럭셔리 세단 ‘현대 에쿠스’를 출시한 것을 시작으로 ‘현대 신형 쏘나타’와 ‘기아 K5’ 등 중형 신차를 연달아 선보인다.
현대기아차의 기존 중국 주력모델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등 소형차였다.
올 초 열린 베이징모터쇼에서는 에쿠스, 신형 쏘나타 등 고급 모델은 물론 디젤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아이플로(i-flow)’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블루윌’ 등 친환경 이미지도 강조한 바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2년 중국시장에 진출한 이래 9년 만에 연 100만대 판매를 눈앞에 두고 상하이폴크스바겐에 이어 업계 2위에 오른 상태다. 이 기세를 몰아 판매 확대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까지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중국의 럭셔리 시장은 향후 5년 내 146억 달러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가 될 전망이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2015년까지 중국시장이 전 세계 사치품 소비의 29%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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