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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영의 도란도란] '발없는 말'과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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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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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한 지난 23일, 부동산 시장에서는 회복기세를 보이던 거래 분위기가 다시 냉각모드로 전환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일었다.

남북관계는 부동산과 밀접한 영향관계에 있는 만큼 관계가 호전되면 접경지역 부동산도 호재로 작용해 가격 상승분위기가 형성된다. 반대로 불화가 이어지면 거래가 끊기며 가격도 하락분위기로 접어든다. 

남북 대치상황 속에 앞으로 확전 불안감이 계속될 경우 연평도 인근 지역 뿐 아니라 전국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냉각될 소지가 높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은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수요보다 투자성이 강한 국내 부동산의 경우는 더 하다.

사람의 심리를 좌우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소문'이다. 발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소문은 빠르게 침투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강력한 요소다.

불안해지는 남북정세 소식이 여러 소문으로 이어져 부동산 투자심리를 움직이는 셈이다. 이는 남북관계뿐만이 아니다. 최근 부동산을 움직이는 힘이 바로 이 같은 '소문'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

올해 주택 구매수요를 떨어트린 것도, 전세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집값이 더 떨어진다더라" "앞으론 분양가격이 더 낮아진다더라" 등의  소문은 가격하락에 대한 기대심리를 키웠고, 실수요자들의 집 장만 시기를 뒤로 미루게 했다. 투자심리는 말할 것도 없다.

반대로 "내년에는 전셋값이 더 오른다더라"라는 소문은 최근 신규아파트 청약률 상승을 견인했다. 앞으로는 투자심리까지 자극해 거래활성화, 집값 상승을 유도할 여지도 있다. 자칫 투기까지 유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 같은 소문이 언론을 움지기기도 하고, 정책을 이끌어내기도 할 만큼 강력해지고 있다. 거래가 안된다거나 투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소문은 그때그때 부동산 정책을 끌어낸다. 올 가을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시작된 전셋값 상승이 여러 요인과 복합되면서 신문지상에 기사로 확산, 소문을 키운 측면도 있다.  

부동산이 소문에 민감한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 투자성이 짙기 때문이다. 집이 재테크 수단이 되다보니, 사실 '살기 위해서'만 집을 구매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사실이 아닌 루머, 또는 소문의 확산이다. 시장을 제대로 읽고 이어지는 소문이라면 바람직한 정책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이 사실처럼 번저나가거나 진화가 안된 채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산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정책입안자도, 언론도 잘못된 소문에 끌려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집은 투자재이기 이전에 인간 생활의 3대 기본요소인 '의식주'의 하나다. 이 때문이라도 정책입안자들은 소문에 좌지우지되면 곤란하다. 부동산 시장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안내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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