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재평가로 평가차익이 발생하면서 해당 기업 주가도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중장기적인 주가 오름세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 자산재평가 주가 영향력 크지 않아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ㆍ코스닥시장에서 자산재평가결과공시는 7~11월 5개월 동안 84건에 달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44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유가증권시장이 47건, 코스닥시장은 37건으로 집계됐다.
자산재평가 기업은 모두 평가차익을 냈다.
이에 비해 자산재평가 기업 절반 수준인 45개사 주가만 관련공시 이후 오름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통상적으로 해당기업 자산규모를 늘리는 자산재평가를 호재로 보면서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동물의약품업체 우진비앤지는 자산재평가로 차익 33억원을 거뒀다. 이에 비해 주가는 공시 당일인 전달 26일 3% 가까이 떨어졌다. 오히려 공시 다음날 6% 이상 올랐다.
보안장비업체 휴바이론 주가는 공시 당일인 7월 5일 12% 이상 상승했으나 다음날 곧바로 약세로 돌아섰다. 사흘 뒤인 9일 주가는 공시 이전보다 8% 이상 내렸다.
광섬유를 만드는 옵토매직 주가도 공시일 8% 이상 올랐다가 하루 만에 내렸다.
◆ 평가차익과 주가도 비례하지 않아
자산재평가 차익 규모도 주가 상승률과 비례하지 않았다.
금속소재업체 제다는 9월 7일 작년 말 자산총계 대비 32.17% 규모 평가차익을 거뒀다고 공시했다. 이에 비해 주가는 10%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이다.
필코전자도 자산총계 대비 27.10%에 이르는 평가차익을 냈지만 당일 주가는 9% 가까이 밀렸다.
반면 평가차익이 자산총계 대비 3.06%에 그친 보안장비업체 휴바이론은 공시 당일 12% 이상 상승했다. 자동차부품업체 모토닉도 평가차익이 3.21%에 머물렀으나 공시일 주가는 4% 이상 올랐다.
증권가는 자산재평가로 차익을 올렸다는 사실만으로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자산재평가는 장부상 변동일 뿐 현금흐름과 무관하다”며 “시장이 이미 해당기업 값어치를 인식하고 있다면 대규모 재평가차익을 기록한다고 해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오히려 자산재평가가 차익실현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책임연구원도 “자산재평가를 실시하면 자산이 늘어 주당순자산비율(PBR)을 올려 장부상 개선효과를 가져온다”면서도 “총자산순이익률(ROA)은 오히려 떨어지는 만큼 부정적인 면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자산재평가에 따른 주가 상승보다는 하방 경직성을 기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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