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코스피가 내년에도 2000포인트를 이어갈 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이번 증시 상승이 외국인 수급을 타고 올라간 만큼, 연말 배당을 앞두고 비차익거래에 나선 외국인 효과가 사라지는 내년 배당락 이후 지수가 체력을 다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비차익거래는 선물시장과 무관하게 15개 이상 현물 주식을 한꺼번에 매매하는 방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는 126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이 5201억원을 순매도 한 데 반해, 외국인은 5861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한 1조2100억원 중 48.4%를 프로그램 비차익 물량이 차지한 셈이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은 외국인의 프로그램 비차익 물량 증가와 함께 감소한 대차잔고다.
대차잔고는 공매도를 위해 빌린 자금을 말하는데, 외국인이 90%이상을 차지한다. 대차잔고가 줄어드는 경우는 보통 주가 급등시 손실을 줄이고자 숏커버링(환매수)에 나설 때다. 이런 환매수 물량이 통상 외국인 비차익 계정으로 잡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 지난 16일 기준 유가증권 대차잔고는 24조2030억원으로 전체 시가총액 대비 2.17%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2월 24일(2.17%) 이후로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차잔고 비중은 지난달 말 2.33%에서 9일 2.29%, 10일 2.27%, 13~14일 2.24%, 15일 2.19%, 16일 2.17%로 급속도로 줄고 있다.
외국인이 최근 공매도 물량을 환매수한 영향으로 외인 순매수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현상은 연말 배당락(올해는 29일)을 앞둔 계절효과라는 것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2005~2009년 해마다 12월에는 배당락 직전까지 대차잔고가 감소하다가 이듬해 1월에 다시 늘어났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배당 수령, 의결권 이슈 등으로 배당락에 앞서 일시적으로 대차관계를 청산하면서 주식 숏커버링과 프로그램 비차익 매수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락 이후 외국인이 다시 주식 대차와 공매도에 나서면 지수가 약세반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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