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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매각 지연에 산업계 우려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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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2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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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국가 경제 미치는 파급 효과 고려해야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현대건설 매각 잡음이 급기야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지루한 장기전이 우려되는 상황. 현대건설 매각 장기화는 인수 주체인 현대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물론 향후 매각이 진행될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조선해양 등 피M&A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뿐 아니다. 독보적인 세계 1위 건설사 현대건설의 장기 전략에 지장을 주고 있다. 현대건설 안팎에서 매각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22일 첫 심리가 시작되며 매각 장기화 우려가 높아지자 현대건설 안팎에서의 근심도 커지고 있다. 급기야 23일에는 퇴직자 단체인 현대건우회가 “(현대차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키로 한) 채권단의 결정대로 현대건설 매각을 조속히 진행시켜야 한다”는 성명을 내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특히 저가 수주를 앞세운 중국 건설사가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영역 개척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건설 노조가 역시 시급한 매각을 촉구하고 나선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실제 현대건설 내 분위기는 최악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설명이다. 임원들은 어느 쪽에 인수되는 게 본인에 유리할지 계산하느라 바쁘고, 상황이 어떻게 될 지 몰라 중·장기 플랜이 ‘올스톱’ 된 상태라 실무진들의 의욕도 떨어진 상태다.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이럴 바에야 차라리 독자 생존을 모색하는 방안이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직 임원 역시 “자금력이 부족한 현대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수됐을 때부터 예견됐던 일”이라며 “피인수 될 거면 자금력이 많은 쪽이 유리하지 않았겠나”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대건설은 굳이 범(汎) 현대그룹의 모태이자 61년 한국 산업 역사의 산 증인이라는 과거 얘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현재 세계 1위 수주액을 자랑하는 독보적인 건설사다. 원전 등 국가 경쟁력의 뿌리가 되는 미래 신성장 동력 사업에도 나선 상태다. 이 같은 현대건설이 채권단의 무성의와 정부 당국의 무관심, 산업계의 과열 욕심으로 장기 표류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정부 개입에 따른 M&A 시장 위축 부작용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반복되는‘승자의 저주’ 역시 시장 위축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국내 산업계에 미칠 파장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대그룹 자금 중 의혹이 돼 왔던 현대상선의 프랑스 나티시스 대출금 1조2000억원은 이미 급전 형태인 ‘브리지론’인 게 뒤늦게 밝혀졌다. ‘브리지론’은 은행에 고리의 융자를 받은 후 재무적 투자자(FI)를 모집해 이를 메우는 단기 차입금의 일종이다. 법정에 선 양 측의 설명이 엇갈리고 있지만 현대그룹이 대출계약서전체를 제출하기로 한 만큼 뒤늦게나마 명확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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