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재앙' 우려에 일본 열도 '패닉'
AP통신은 13일 일본의 강진과 지진해일(쓰나미)에 따른 충격이 핵재앙에 대한 공포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1호기가 설치된 건물이 폭발한 데 이어 이날 3호기에서도 추가 폭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방사능 공포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1호기 폭발 사고 당시 최소 22명이 피폭됐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이날 오후에는 피폭자 규모가 최대 190명에 달할 것이란 보도도 흘러 나왔다. 원전 인근에서는 방사성 물질인 세슘과 방사성 요오드가 잇따라 검출돼 대규모 방사능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쿄전력(TEPCO)은 3호기의 폭발방지를 위해 원자로에서 방사능 증기를 빼내는 긴급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지만 추가 폭발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사능 공포가 일본 전역으로 확산되자 일본 정부와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사태가 일반인의 건강에 미치는 위험도가 낮다며 일본인들을 안심시키고 나섰지만 여진 등으로 인한 추가 폭발 우려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에다노 유키오 관방장관은 이날 "현 시점에서는 의복 등의 외부 피폭과 오염에 그치고 있다"며 "전문가의 판단에 의하면 큰 건강상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싱크탱크인 카네기국제평화연구소(CEIP)의 마크 힙스 연구원은 "일본 당국이 노심을 냉각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상황이 심각해서 이례적이고 임기응변식의 대응에 의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상자 눈덩이…수만명 사망할 수도
한편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자 규모는 매시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미야기현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만 1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미 이 지역 주민 중 1만여명이 행방불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테현의 리쿠젠타카타시에서도 1만7000여명의 안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추산되는 실종자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는 경우 사망자수는 순식간에 수만명 단위로 늘어나게 된다.
◆국제사회 지원 동참…美 원전사고 전문가 급파
이처럼 이번 강진 피해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제사회는 발빠르게 사고 수습 지원에 나서고 있다.
유엔은 이날 전 세계 45개국 68개 긴급구조단과 수색팀이 인명구조와 일본 지진피해 복구 지원을 위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 산하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AID)는 각각 72명으로 구성된 재난대응팀과 인명수색구조팀을 일본에 급파했으며, 미 국방부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와 로널드레이건호를 지진피해 지역으로 파견했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핵전문가 2명을 후쿠야마에 급파해 원자로 노심용해 등과 관련한 문제를 조사할 계획이다.
한국을 포함한 인근 국가의 구조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요청에 따라 구조대원을 급파했으며, 태국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도 구호팀을 보냈다. 일본 정부가 각국에 구조대 파견을 요청함에 따라 국제 사회의 지원 물결은 향후 더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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