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예멘에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12∼13일 모두 7명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AFP통신은 예멘 제2도시 아덴지역의 의료진이 13일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시민 2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지고, 다른 4명 역시 총상으로 중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지난 12일에는 수도 사나와 아덴에서 각각 2명이 숨졌고, 남동부 무칼라 지역에서는 12세 소년이 시위에 참여했다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숨졌다.
특히 지난 12일 수도 사나에서는 경찰이 독성물질을 함유한 가스를 발사하며 시위 진압에 나서 300여 명이 다쳤다고 의료진은 전했다.
의사들은 경찰이 신경계와 호흡계를 마비시키는 독성가스를 발포하고 있다며 이 가스를 흡입하게 된 대부분의 시위대가 경련을 일으키거나 한때 의식을 잃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위 상황을 담은 TV 영상에는 별다른 외상이 없음에도 거리에 쓰러진 채 고통을 호소하는 시위 참가자들의 모습이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 한 달여 동안 시위 사망자는 30여 명에 이르고 있지만, 살레 대통령은 자신의 현재 7년 임기가 종료되는 2013년 이전에는 자진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바레인에서도 13일 수도 마나마의 금융 중심지인 파이낸셜하버센터 인근에서 시아파 수천명이 모여 수니파의 권력독점을 혁파하고 시아파 차별정책을 철폐할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시위대가 파이낸셜하버센터로 통하는 주요 도로를 점거하며 시위를 벌이자 최루가스를 쏘며 시위대를 강제해산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 8명이 다쳤다고 내무부는 밝혔다.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는 수도 마나마의 진주광장을 중심으로 비교적 평화적으로 진행돼 왔지만 시위대가 최근들어 왕궁 앞, 정부청사, 금융센터 등으로 시위장소를 확대하면서 경찰과 충돌이 잦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위 방식을 놓고 시아파 강경 정파인 `권리운동(Haq.하크)'과 온건 시아파 정당인 이슬람국가협의회(INAA) 간 갈등도 커지고 있다.
권리운동 측은 수니파 왕정의 교체를 촉구하고 있지만, 바레인 의회 40석 중 18석을 보유하고 INAA는 현 왕정을 유지하며 정치개혁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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