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싱크탱크 KDI, '국가전략' 연구에 촛점

  • 김주훈 부원장 등 연구부문장 릴레이 인터뷰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명실공히 한국경제의 싱크탱크로서 자리매김해 온 KDI(한국개발연구원)가 시대상황에 걸맞게 발빠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개원 40주년을 맞은 KDI는 최근 연구조직을 통·폐합하고, 정책연구기관으로서의 큰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아주경제는 지난달 열렸던 창립기념식에 앞서 현오석 원장과 만나 "정부보다 앞서 세계 경제를 파악하고 분석하겠다"는 포부를 전한 바 있다.(3월10일자 6~7면 참조) 그가 밝힌 KDI의 변화상은 지난달 31일 전격단행된 연구조직 개편을 통해 밑그림이 드러났다. 개별 부문간 통섭적 시너지 창출을 위해 기존의 5개 연구조직을 3개로 통합하고, 가변·한시조직인 버추얼 연구팀제를 신설, 당면 현안에 대한 대응력을 높였다.

개편된 조직은 수장인 현 원장과 김주훈(55) 부원장의 지휘아래, 주요 부서장을 두루 역임한 고영선 박사가 승진 발탁되고, 금융감독당국 출신의 '아이디어맨'으로 통하는 강동수 박사에게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이라는 중책이 맡겨졌다. 또 통합된 산업·경쟁정책연구부장에 우천식 박사,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에 유경준 박사가 선임됐다. 신설조직인 경제동향연구팀(신석하 박사), 실물자산연구팀(조 만 박사), 북한경제연구팀(이 석 박사), KDI발전구상팀(전홍택 전 부원장)에는 탄력적 권한을 부여했다.

이에 본지는 지난 16일 발빠른 변화를 꾀하고 있는 홍릉 KDI 본부를 찾아 김주훈 부원장을 비롯해 고영선 연구본부장, 강동수 부장과 릴레이 인터뷰를 갖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한국 경제상황을 되짚어보고 향후 연구조직운용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김주훈 부원장은 "지난달말 연구조직개편에 이어 조만간 경영조직을 개편할 계획"이라며 "공기업으로서 수요자들에게 '문제 대처방안에 대한 해법(How to solve)'을 제시하는 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는 연구성과가 나오게 되면 내부 데이타베이스에 올라있는 분들에게 일률적으로 송부되는 시스템이었다. 이같은 시스템은 실제 연구결과를 평가한 심사자에게조차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보다 세밀하고, 계획적으로 수요자(정책당국자·학계·언론·국민)들에게 전달되도록 할 작정이다"

김 부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워싱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89년 KDI에 들어온 정통 KDI맨이다. 2002년 선임연구위원에 올라 기획조정실장, 산업·기업경제연구부장 등 주로 산업연구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현 정부 초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자문관을 1년간 지내기도 했다.

김 부원장은 향후 KDI 역할에 대해 '국가전략'을 그려주는 데 촛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이 성장하면서 외부에서 KDI 위기론을 거론하기도 하고, '재정경제연구원'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국가전략연구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KDI의 내적인 조직분위기가 제일 자랑스럽다고 말한다. "지한파인 일본 와세다대 후카가와 교수가 한국에도 지역·학벌 없이 실적하나만 갖고 평가하는 연구소가 있다는 데 놀랐다고 말했다"며 "KDI는 비교적 연구위원들의 학적이 다양하고, 부연구위원 심사때도 매우 까다롭다"며 "앞으로는 보다 다양한 대학출신을 뽑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부원장은 대화도중에 최근 이슈로 떠오른 '서남표식 KAIST 개혁'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안타깝지만 개혁을 되돌리는 것은 반대다. 대학의 경쟁력이 더 높아져야 하기 때문이다"며 "전체 연구개발(R&D)의 75%를 민간에서 차지하고 마당에 정부의 간섭은 최소화하고, 산·학협동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2000년대 들어 국내 기업의 특허보유가 세계 4위로 뛰어오를 정도로 커졌다"면서 "프랑스, 영국을 제칠 정도로 민간은 성장했는데, 교육당국자들의 인식은 바뀌지 않고 있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